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한 은행들이 예금 금리는 내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해 은행에 대출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시장금리는 오히려 하락하면서다.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키우는 ‘관치(官治) 금리’가 은행들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은행은 5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에 따라 0.15~0.2%포인트 인하한다. 만기가 6개월 이상~12개월 미만인 경우 금리를 연 2.3%에서 연 2.15%로 낮추고, 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은 연 2.6%에서 연 2.4%로 인하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주요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했다. 신한S드림정기예금과 ‘쏠편한정기예금’은 만기가 3년 이상인 경우 금리를 연 3.0~3.15%에서 연 2.95%로 낮췄다. 만기가 3년 이상인 신한S드림적금과 신한연금저축왕적금도 금리를 0.1~0.2%포인트씩 내렸다.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낮추는 것은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금리 산정의 기준인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의 평균 금리는 7월 2일 연 3.43%에서 이달 2일 연 3.276%로 한 달 사이 0.154%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주기형(5년) 주담대 금리는 2일 기준 연 3.03~5.71%로 보름 전인 지난달 19일(연 2.84~5.58%)에 비해 하단이 0.19%포인트 상승했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 부행장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는 만큼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면서까지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