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화장품 업종에 대해 전문가들은 “종목을 세분화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는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ODM주인 코스맥스는 지난 6월 14일 장중 고점을 찍고 약 두 달 만에 30% 가까이 하락했다. 한국콜마도 6월 고점 대비 14%가량 주가가 내렸다. 연초 대비 다섯 배 넘게 주가 오른 화장품 유통업체 실리콘투도 최근 두 달 새 22%가량 하락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와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것이 화장품 업종 전반의 주가 조정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업종에 투자하려면 실적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가가 많이 하락한 일부 종목은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기초·색조 화장용 제품, 인체 세정용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수요가 늘며 지난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48억1000만달러(약 6조6500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에서 가성비 위주의 소비가 유행하면서 화장품 ODM 종목의 실적도 덩달아 개선되고 있다. 자체 생산설비가 없는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사는 수출이 늘어날수록 ODM 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물가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가성비 구매가 유행하는데, 이런 소비 트렌드로 인해 화장품 ODM 업종에 대한 리레이팅(재평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화장품 ODM 종목으론 코스맥스, 한국콜마, 씨앤씨인터내셔널 등이 꼽힌다. 유안타증권은 코스맥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6% 늘어나면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봤다.
올 들어 주가 다섯 배 넘게 오른 실리콘투도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불리고 있다. 이 회사는 온라인 플랫폼 스타일코리안닷컴을 통해 400개에 육박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100개 이상의 국가에 도소매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 폴란드, 인도네시아에 물류 창고를 보유하는 등 현지 맞춤형 전략에 공을 들였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안정성이 높은 실리콘투와 같은 화장품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