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메치기는 없었지만, 한국 유도의 희망을 확인했다. 한국 유도 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24년 만에 가장 많은 5개의 메달을 수집하면서다.
유도 대표팀은 4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혼성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과 연장전 승부를 펼친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혼성 단체전은 남자 3명(73㎏급·90㎏급·90㎏ 이상급)과 여자 3명(57㎏급·70㎏급·70㎏ 이상급)이 참여하는 경기다. 3년 전 도쿄 대회부터 처음 도입됐는데, 한국이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에서는 첫 라운드 탈락과 함께 9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혼성 단체전을 끝으로 이번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개인전에서는 은메달 2개(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여자 57㎏급 허미미), 동메달 2개(남자 81㎏급 이준환·여자 78㎏ 이상급 김하윤)가 나왔다. 이날 혼성 단체전 동메달을 추가하면서 이번 대회를 메달 5개로 마감했다.
비록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끊긴 금맥을 되살리진 못했지만, 한국 유도의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000년 시드니 대회(은2·동3) 이후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선 금메달이 하나씩 나왔으나 총 메달 개수는 각각 3개와 4개였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도쿄 대회에선 은메달과 동메달만 합쳐 3개씩을 따냈다.
많은 메달을 수집했다는 것은 그만큼 여러 종목에서 고른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뜻. 은메달리스트 김민종과 허미미 동메달리스트 이준환과 김하윤 모두 20대 초중반의 나이이기 때문에 4년 뒤를 충분히 기약할 수 있다. 김민종을 제외하고 세 명은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었다.
황희태 남자 유도 대표팀 감독은 ”도쿄 대회가 끝나고 안창림, 조구함 등이 은퇴했는데 이번에 이준환, 김민종 등을 발견했다“며 ”이 선수들이 우리나라의 대들보가 돼서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