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제빵 기업의 편의점 납품 빵에서 곰팡이가 피었는데, 이를 먹고 배탈이 난 소비자와 보상 과정에서 고객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문제로 지적됐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직장인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10시 쯤 집 근처인 경기 고양시의 한 편의점에서 B사의 빵을 사 먹었다. A씨는 빵 5조각 중 3조각을 먹은 상태에서 빵 속의 크림에 핀 파란 곰팡이를 발견했다. 유통기한은 A 씨가 빵을 구입한 27일까지였다.
A씨는 다음날 새벽부터 배탈이 났고 사흘간 설사와 구토에 시달렸다. 함께 빵을 먹은 A씨의 어린 딸은 몸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A씨는 편의점을 찾아가 문제 제기를 했고, 주말이 지난 이틀 뒤인 29일 B사 고객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다. B사 측은 치료비 영수증을 제출하면 실비 보상을 해주고, 추가로 자사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3만원짜리 모바일 상품권과 몇가지 빵 제품을 보내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A 씨는 곰팡이 빵을 먹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병원을 다니며 몸이 상한 점을 들어 최소 10만원의 보상을 요구했다.
B사는 내부 규정상 큰 금액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빵이 제조되는 과정에서 곰팡이가 발생한 것이 아니고 유통 과정에서 냉장 보관이 제대로 안 돼 생겼을 가능성이 커 모든 책임을 B사가 물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가 “보상은 필요없고 이번 일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말하자 B사 담당자는 “네, 그렇게 하시죠. 저희에게 10만원도 큰 돈이다”라고 맞섰다.
A 씨는 “빵을 먹은 후 장염이 생겨 설사를 많이 했는데 돈이나 뜯어내려는 듯한 사람으로 인식된 점이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B사는 언론 취재가 시작된 후 “먼저 당사의 제품을 이용하시는 과정에서 불편을 겪게 해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해당 건은 제조가 아닌,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아 고객에게 상세히 설명해 드리고, (내부)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치료비 등의 지원을 안내해 드렸던 사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께서 기준 이상의 보상을 말씀하셔서 요청을 들어드리기 어렵다는 양해를 구했는데, 고객의 마음이 상하신 것 같아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 응대 절차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