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또다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휩싸였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장은 “데이터에 의존에 금리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은 Fed가 9월에 금리를 0.5%포인트를 한번에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것으로 일제히 내다봤다.
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10.71포인트(1.51%) 떨어진 39,737.26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00.12포인트(1.84%) 밀린 5,346.56, 나스닥종합지수는 417.98포인트(2.43%) 급락한 16,776.16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투매를 경험했다. 전날은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결과로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면 이날은 예상보다 빠르게 식고 있는 고용시장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은 4.3%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이자 전월치인 4.1%를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1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또한 시장 예상치 17만6000명 증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7월 실업률이 4.3%로 나오면서 미국 경기침체의 가늠자 중 하나로 거론되는 '삼의 법칙'도 발동됐다. 삼의 법칙은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7월 실업률 결과로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의 괴리를 산출한 결과 0.53%포인트로 나타났다.
이 법칙은 지금까지 거의 모든 경우 미국 경기침체를 제대로 가리켰다. 이 법칙을 지난 2019년 정립했던 클로디아 삼 Fed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1950년부터 미국에서 발생한 11번의 경기침체 중 1959년 한 번을 제외하면 모두 삼의 법칙이 들어맞았다.
고용 냉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오자 Fed가 이미 금리인하 적기를 놓쳤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퀸시 크로스비는 "시장은 Fed가 통화정책 전환에 한발 늦은 것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 만큼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7월 고용 보고서가 나온 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9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71.5%까지 높여서 반영했다. 고용 보고서가 나온 직후 58%까지 치솟았던 이 확률은 마감 무렵 70%마저 상향 돌파했다. 이에 따라 12월까지 기준금리가 1.25%포인트 내릴 확률도 45.9%로 급등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