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창업주 일가인 홍원식 전 회장을 약 20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인 남양유업은 2일 홍 전 회장과 전직 임직원 세 명을 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홍 전 회장의 혐의 발생 금액은 약 201억원으로, 지난해 연결 자기자본의 2.97%에 해당하는 규모다. 수사 진행 결과에 따라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며 “추후 변경되는 사항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이와 별개로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고소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갑질 기업’으로 낙인찍힌 데 이어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논란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홍 전 회장은 앞서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와 경영권 매각 관련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지난 1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앤컴퍼니는 이사진을 새로 구성했다. 집행임원제를 도입하고 1976년생 김승언 사장을 대표집행위원으로 선임했다. 올해 경영진이 교체된 후 1분기 영업손실 74억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 경영권을 넘겨준 뒤에도 홍 전 회장은 한앤컴퍼니 측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6월 회사를 상대로 443억5775만원 규모의 퇴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