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아내에 욕하고 해명하라니"…한국인 남편 '분노'

입력 2024-08-02 21:05
수정 2024-08-02 21:28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과 관련한 실수가 잇따르면서 프랑스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악플 테러'를 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방송인 파비앙에 이어 이번에는 프랑스인 아내와 함께 유튜브를 운영 중인 한국인 남편이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유튜브 채널 '김치와 바게뜨'를 운영 중인 한국인 남편 A씨는 2일 "최근 파리올림픽에서의 여러 실수로 인해 많은 이슈가 생겨나고 있고, 저희 부부 역시도 소개 영상을 영상으로 접했을 때 이번 올림픽에 관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밝혔다.

그는 "실수에 대한 불만을 저희 채널, 아니 제 아내에게 토로해도 달라질 건 없다. 제 아내는 정치인 혹은 올림픽 관계자가 아니다"라면서 "얼마나 나라를 사랑하시길래 저희 부족한 채널에 귀히 찾아와 이리 욕을 뱉고 가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 마디씩 내뱉고 가시는 욕들 프랑스에 있는 제 아내의 가족들 친구들 다 읽고 있다"고 했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상황이 벌어진 데 이어 한국과 관련한 실수가 이어졌던 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근 공개한 SNS 게시물에서는 태권도를 유도로 소개했고, 대회 조직위는 펜싱 오상욱의 영문 이름을 오상구로 오기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프랑스인 유명인 및 인플루언서들에게 악플을 남겼다. A씨가 캡처한 화면에는 '꼴도 보기 싫어졌다'라는 반응을 포함해 입에 차마 담기 힘든 정도의 거친 표현이 담겨 있었다.

A씨는 "그 영상을 보고 당황한 저로서 그 불만 다 이해하지만, 번지수 잘못 찾아 엄한 사람한테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제 아내를 욕하는 거? 그거 스스로 우리나라 욕 먹이는 거다"라면서 "본인들은 애국이랍시고 제 아내에게 돌을 던지는지 모르겠는데, 님들보다 제 아내가 더욱더 한국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더욱더 보탬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내에 대해 "갓 성인이 되어 한국이 궁금해서 한국에 왔고,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서 공부하기로 했고, 한국에서 경제생활을 했고, 그러다 보니 한국 남자인 저와 결혼해 한국에서 살림을 꾸렸다. 그리고 지금은 유튜브를 하면서 한국에다 세금도 열심히 납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에 앞서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 역시 '악플 테러'를 당했다. 이에 파비앙은 "이번에도 역시나 제 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라 욕을 한 바가지 먹고 있다. 다만 제가 지금 파리, 제 나라, 고향에 있기 때문에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댓글은 못 달고 있더라. 다행이다"고 유쾌하게 대응했던 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