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머리'…나달 이어 '라스트 댄스' 막 내려

입력 2024-08-02 11:19
수정 2024-08-02 11:26

앤디 머리(37·영국)가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 복식 경기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

머리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복식 3회전에 대니얼 에번스(영국)와 한 조로 출전, 토미 폴-테일러 프리츠(이상 미국) 조에 0-2(2-6 4-6)로 졌다.

고질적인 허리와 고관절 부상으로 인해 2019년 한 차례 은퇴하려다가 수술 및 재활로 올해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온 머리는 파리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코트를 떠나게 된 머리는 경기 후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며 이룬 일들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선수로 뛴 마지막 경기라는 점에서 기분이 남다르지만,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987년생 머리는 2012년 US오픈과 2013년과 2016년 윔블던에서 우승했다. 2013년엔 영국 선수로는 77년 만에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을 달성해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도 받았다.
특히 올림픽에서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테니스 남자 단식 금메달을 2연패 했다. 한때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그는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함께 남자 테니스 ‘빅4’로 군림했다.

이번 대회 복식에만 출전한 그는 1회전에서 3세트 매치 타이브레이크 4-9로 뒤져 한 점만 내주면 패하는 위기에 몰렸으나 내리 7득점 하며 11-9로 이겼고, 2회전 역시 3세트 7-9에서 4연속 득점으로 승리하는 등 역전 드라마를 썼다. 그러나 이날 8강 벽은 넘지 못하고 결국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맞게 됐다.

나달도 전날 남자 복식 8강전에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한 조로 출전했으나 패했다. 나달은 아직 은퇴 시기를 명확히 하지는 않았으나 올해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나달에게도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인 셈이다.

나달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2008년 베이징 대회 단식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남자 복식 금메달이다. 나달은 자신의 메이저 대회 단식 22회 우승 가운데 무려 14번을 프랑스오픈에서 달성한 만큼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단·복식 모두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프랑스오픈 개최 장소인 스타드 롤랑가로스는 대회장 안에 나달의 동상까지 세워졌을 정도로 나달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