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죽을 것 같은데 누굴 즐겁게 하겠어요."
'마빡이' 개그맨 김대범이 아토피 피부염으로 활동 중단을 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김대범은 아토피로 인한 가려움 때문에 불면의 밤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범은 잠을 자려다가도 온몸을 긁고 결국 화장실로 달려가 보습 크림을 발랐다. 그는 다리에 생긴 상처들을 보여주며 "모두 긁어서 생긴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대범은 매일 참을 수 없는 가려움 때문에 잠들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몸은 피곤한데 매일 못 잔다. 자려고 하면 (가려울 것이라는) 공포심이 크게 온다. 공포심이 졸린 걸 이긴다"고 말했다.
결국 쪽잠을 자고 일어난 김대범은 아침 식사로 두부를 챙겼다. 그는 육류, 우유, 달걀 등 식사에 제한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식욕이 아예 없다. 먹고 싶지도 않다. 안 먹으면 힘이 없어서 먹는 것"이라며 "이렇게 식단을 조심하다 보니 많이 좋아졌다"고 털어놨다.
2년 동안 활동 중단을 한 것에 대해 김대범은 "아토피가 굉장히 심각해 얼굴까지 다 덮은 상태였다. 자괴감이 들고 대인기피증도 생겼다.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 은둔 생활을 스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토피는 가볍게만 볼 피부 질환이 아니다. 이는 외부 자극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반응해 심한 소양증(가려움증), 피부 건조증을 유발한다. 낮 동안엔 간헐적으로 가렵다가 대개 초저녁이나 한밤중에 심해져 아토피 환자 중 김대범과 같이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가려워서 긁게 되면 습진성 피부 병변이 생기고 병변이 진행되며 다시 더 심한 가려움이 유발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아토피 환자가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은 발병 원인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에 있다. 환경적, 유전적, 면역학적 요인 등이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여름과 같은 덥고 습한 날씨엔 증상이 악화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는다.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려면 피부 보습이 중요하다. 아울러 부신피질호르몬제, 면역조절제, 국소 면역조절제와 가려움증을 치료하기 위한 항히스타민제가 사용해야 한다. 부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하는 알레르겐, 자극 물질, 스트레스를 피하도록 하는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아토피 환자들은 주변 환경 및 생활 습관에서 악화 요인을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진 것으로는 급격한 온도나 습도의 변화, 심리적 스트레스, 모직이나 나일론 의류, 세제나 비누 등이 있다. 따라서 목욕할 때 비눗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하며 세탁 후 옷에 세제가 남지 않도록 잘 헹구는 것이 좋다.
목욕할 때는 미지근한 물로 수분을 공급하고 중성 비누를 통해 땀, 알레르겐, 집먼지진드기 등을 제거해야 한다. 목욕 후 물기를 닦을 땐 부드럽게 해야 하며 3분 이내에 바셀린이나 오일 등을 발라 수분을 지켜야 한다.
아토피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식습관도 중요하다. 유튜브 '청아TV-아토피를 이겨낸 한의사 임은교'를 운영하고 있는 임은교 청아한의원 대표원장은 "아토피는 먹는 음식과 식습관에 따라 증상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 음식 관리를 평소에 잘하면 도움이 된다"며 "아토피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도 좋지만, 아토피에 좋지 않은 음식을 피하는 게 100배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토피에 좋지 않은 음식 첫 번째는 바로 캡사이신이다. 임 원장은 "마라탕을 먹고 피부 뒤집어졌다는 아토피 환자들이 정말 많다. 캡사이신 포함된 음식은 위와 장 점막을 심각하게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한 상태에서는 배탈, 설사로 끝나겠지만 아토피 환자들은 민감한 면역세포들이 공격하고 염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피부질환이 평소보다 심해질 수 있다. 마라탕뿐만 아니라 떡볶이, 라면 등 매운 양념이 듬뿍 들어간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치킨, 탕수육, 삼겹살 등 기름진 음식도 아토피 환자들이 피해야 할 음식이다. 지방이 많으면 소화가 잘 안되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위장을 통과하면 염증 반응이 쉽게 일어난다. 임 원장은 "아토피 환자들은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조리 방법을 기름기를 줄이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다. 삼겹살보다는 수육, 치킨보다는 백숙이 좋다"고 말했다.
가공식품인 냉동 피자, 냉동 햄버거, 햄, 소시지 등을 먹으면 아토피가 심해질 수 있다고 임 원장은 부연했다. 그는 "핵심 원인은 아니지만, 체내 사이토킨 분비를 촉진해서 만성 염증을 유발하기가 쉽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먹지 않도록 조절해 주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소화효소 분비를 방해하고 위장 운동기능을 저하하는 차가운 음식도 물론 피해야 한다. 임 원장은 "아토피 환자의 소화기 내부 면역세포는 초 민감한 상태인데 차가운 음식이 들어가면 당연히 염증 반응이 심해진다. 차가운 걸 달고 사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아토피에 좋은 음식으로는 따뜻한 물, 제철 채소, 발효식품 등이 있다. 임 원장은 "당장 아토피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아토피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석 달 이상 음식 관리를 해주면 아토피 횟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