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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생수회사 농푸산취안이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친일 논란에 품질 이슈까지 불거지며 소비자들의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주가 역시 역사적 저점으로 떨어졌다.
4일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농푸산취안은 지난 2일 30홍콩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각종 논란이 이어지며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15.85% 떨어졌다. 지난 5월 연고점(47.95홍콩달러) 대비 37.43% 이상 추락한 것이다.
홍콩소비자위원회는 지난달 15일 농푸산취안 생수 샘플에서 1리터당 3마이크로그램(μg)의 브롬산염이 검출됐다고 월간 '초이스 매거진'을 통해 밝혔다. 브롬산염은 브롬이온(Br-)이 존재하는 물을 오존소독 할 경우 생성되는 유해물질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소비자위원회는 유럽연합(EU)의 기준치 상한선에 도달했다며 "대량으로 섭취시 구토,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신장과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생수 점유율 1위인 농푸의 생수에서 유해물질이 존재한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회사 측은 "오류가 있는 비 전문적인 분석"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농푸는 "우리는 당국의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원회가 테스트를 진행한 생수는 천연 음용수지만, 평가 과정에서는 '천연 미네랄 생수'로 잘못 분류했다는 것이다. EU 식수 안전 기준에 따르면 천연수의 브롬산염 표준 함량은 리터랑 10μg 이하다. 자사 천연 음용수는 기준치를 훨씬 밑돌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후 지난달 18일 소비자위원회가 공식 사과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헤프닝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농푸산취안의 주가는 여전히 힘을 못 쓰고 있다. 올 상반기 각종 루머로 이미지가 악화해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3월엔 차 브랜드 둥방슈예의 제품 라벨에 있는 건축물이 일본 사원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현지 '반일 정서'를 건드린 것이다. 여기에 농푸산취안 창업자인 중산산의 아들이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의혹도 불거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주가가 연일 하락하자 회사 측은 지난달 향후 6개월 이내에 약 20억홍콩달러(약 3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불매운동에 대응해 내놓은 파격적인 할인 정책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상반기 6·18 쇼핑 축제 당시 생수 12병의 가격은 9.9위안(약 1800원)으로 책정했다. 한 병당 0.82위안(약 160원)에 불과한 가격이다. 농푸산취안의 지난해 매출액은 426억6700만위안(약 8조1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20억7900만위안(약 2조3000억원)으로 42.2%나 늘었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 전망에는 먹구름이 낀 상태다.
증권가에선 실적 추정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 투자은행 CCB인터내셔널은 지난달 30일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48홍콩달러에서 37.3홍콩달러로 내려잡았다. 생수 판매 부진으로 올해와 내년 예상 매출액을 각각 3%, 1% 하향했다. CCB 인터내셔널은 "불매운동 여파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판매 단가가 하락했다"며 "차음료 매출은 늘어도 생수 부문 매출 하락을 상쇄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제프리스도 지난달 24일 목표주가를 43.9홍콩달러에서 37.4홍콩달러로 낮췄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농부산취안의 순이익 전망치를 11%, 11%, 10%씩 하향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