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7월 수출이 1년 전보다 14% 가까이 늘며 10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가 4개월 연속 50% 이상 증가하며 수출 성장세를 견인했고, 대(對)중국 수출액은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이 전년 대비 13.9% 증가한 574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2022년 7월(602억달러)에 이어 역대 7월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10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무역수지는 36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4개월 연속 흑자다. 올 들어 7월까지 흑자 규모는 2018년 이후 최대치인 267억달러에 달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2억달러 증가했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선 자동차와 철강 등을 뺀 11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전 품목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하며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7월 반도체 수출액은 112억달러로 작년보다 50.4%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50% 이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반 스토리지 서버를 중심으로 한 전방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메모리 가격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수출은 54억달러로 전년 대비 9.1% 감소했다. 하이브리드카 수출이 작년보다 31.7% 증가했지만, 내연기관차와 순수전기차 수출이 각각 10.0%, 36.2% 줄었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시장 중 유럽을 제외한 8개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다. 대중 수출은 작년보다 14.9% 증가한 114억달러로 2022년 10월(122억달러) 이후 21개월 만의 최대 규모였다. 글로벌 IT 업황이 개선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등 중간재 수입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대중 수출은 748억달러로 한 달 만에 미국(745억달러)을 다시 제쳤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