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흙신"…'8강 탈락' 나달의 라스트 댄스 [2024 파리올림픽]

입력 2024-08-01 17:07
수정 2024-08-01 17:13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는 그의 영토였다. 커리어에서 메이저대회에서만 22승을 거둔 그는 14승을 이곳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으로 거뒀다. 붉은 흙으로 덮인 클레이코트에서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때문에 그에게는 '흙신'이라는 찬사가 따라다녔고, 경기장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졌다.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의 '라스트 댄스'를 끝냈다. 나달은 1일(한국시간)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과 손잡고 출전한 2024 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 복식 8강전에서 오스틴 크라이체크-라지브 람(이상 미국) 조에 0-2(2-6 4-6)로 패배하면서다.

나달은 단식에도 출전했지만 지난달 29일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에게 패해 탈락했다. 이어 복식까지 탈락하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나달과 알카라스의 조합은 '테니스 드림팀'으로 주목받았다. 나달은 로저 페더러(스위스), 조코비치와 함께 '빅3'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호주오픈 2회전 탈락 이후 허리, 고관절 부상으로 1년간 투어활동을 중단했다.

알카라스는 현재 테니스 최고 강자로 꼽힌다. 올해만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우승했다. 이번 올림픽에 두 선수가 복식조를 이루면서 '나달카라스(Nadalcaraz)'라는 애칭도 얻었다.

이날 경기에서 나달과 알카라스는 1세트 첫 번째 게임부터 자신들의 서브 게임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게임 스코어 2-4로 끌려가던 나달-알카라스는 7번째 게임에서 또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하며 1세트에서 고개를 숙였다.

나달과 알카라스는 2세트에서 3-3으로 팽팽하던 가운데 서브 게임에서 패배, 3-4로 흐름을 내줬다. 이후 나달-알카라스는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지 못하면서 4-6으로 패배했다.

경기를 마친 뒤 나달은 "올림픽이 프랑스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마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에도 앞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한 것이다.

나달은 올림픽이 (프랑스에서 치르는) 마지막이라면, 잊을 수 없는 감정으로 남을 것"이라며 "팬들은 내가 코트에 있는 매 순간 사랑과 지지를 해준다"고 경기 내내 그를 위해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만약 이번이 마지막이라면 나는 충분히 즐겼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을 마무리지은 나달의 행보는 불투명하다. 그는 이달 말 시작되는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 출전 여부에 대해 "(결정할)시간이 좀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출전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단식 8강에 올라가있는 알카라스는 단식 금메달을 노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