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자신 있다" vs "무고 탄핵"·"각하 가능성"

입력 2024-08-01 16:38
수정 2024-08-01 16:39


임명 하루 만에 탄핵소추 위기에 놓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관련, 야권은 탄핵안 가결에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야6당의 탄핵 시도가 이 위원장에게 오히려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1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임명과 동시에 바로 오후 5시에 방통위를 소집해서 그것도 단둘이 임명되자마자 업무보고도 안 받고 뚱딱뚱딱 방문진 이사를 임명했다"며 "명백한 불법 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위원장은 전날 김태규 부위원장과 임명된 후 바로 전체회의를 소집해 KBS 여권 이사 7명에 대한 추천안,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여권 이사 6명과 감사 1명에 대한 임명안을 의결했다.

장 의원은 "이미 여러 차례 판례에서도 2인의 방통위 심의와 의결은 문제가 있다고 확인된 바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이 인용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권의 탄핵 추진을 "무고 탄핵", "국정 테러"라고 규정하며 탄핵 시도를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탄핵이라는 헌법상 중대한 제도를 정치적 잔기술로 희화화시켰다. 이런 행태를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단 하루 만에 탄핵당할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이 가능한가"라며 "국민들이 이 점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무슨 죄가 있는 게 아니라 이 위원장을 탄핵하는 것은 결정된 상태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발의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각하'될 경우, 이 위원장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결과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전날 JTBC에 출연해 "김홍일, 이동관 (전 방송통신) 위원장은 직무를 어느 정도 한 다음에 탄핵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도 판단할 것이 있는데 (이진숙 위원장의 경우) 하루 만에 탄핵에 들어가면 헌법재판소도 판단할 내용이 많지 않다"며 "헌재가 숙고해서 판단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각하시켜 버릴 수도 있다"고 예견했다.

그는 "그러면 민주당으로선 가장 싫어하는 이진숙 방통위원장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결과가 되고 만다"며 "제가 '이진숙 후보자가 부적격한 후보자인 것 같다'는 의견을 냈지만, 지금 과연 탄핵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는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6개 야당은 이날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국회에 오른 탄핵소추안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하게 돼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시작한 전국민 25만원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2일께 종결 표결한 뒤, 탄핵안 처리를 위한 표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탄핵안이 표결을 거쳐 의결될 경우, 이 위원장은 직무가 정지된 상태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