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갈 때 유심(USIM)과 이심(eSIM) 사용이 대세가 됐다. 유심은 손톱만 한 크기에 개인식별정보를 담고 있는 칩이다. 해외 통신사가 제공하는 유심 카드를 이용하면 국내 통신사 로밍 없이 현지 통신 서비스를 쓸 수 있다. 2022년 국내에 도입된 이심은 카드 대신 QR코드를 통해 내려받은 파일로 식별정보를 저장한다.
1일 통신시장 조사업체인 컨슈머인사이트의 ‘2024 상반기 이동통신 기획 조사’에 따르면 해외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통신 데이터 수단은 유심과 이심으로 이용률이 42%였다. 유심과 이심의 편리함이 젊은 층 위주로 입소문을 탄 영향이다. 주류이던 포켓 와이파이는 이용률이 2018년 35%에서 올해 16%로 반토막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올 5월까지 1년간 해외를 방문한 326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통신업계는 젊은 층에서 늘어난 이심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20·30대의 유심·이심 이용률은 59%에 달했다. 이 연령층의 로밍 이용률은 22%에 불과했다. 이심은 유심처럼 칩을 갈아 끼울 필요가 없고 칩을 분실할 위험도 없다. 국내 통신사의 유심과 혼용할 수 있다는 것도 이심의 장점이다. 이 경우 전화와 문자는 국내 통신사 서비스를, 데이터는 해외 서비스를 따로 쓸 수 있다.
통신사 로밍 이용률은 같은 기간 20%에서 33%로 늘었다. 여행 수요를 붙잡기 위해 혜택을 늘린 결과다. SK텔레콤은 로밍 서비스인 ‘바로 요금제’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요금의 50%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되돌려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KT는 ‘로밍 데이터 함께 온’ 신규 가입자에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3개월 구독권을 무료로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를 최대 49명과 나눠 쓸 수 있는 ‘로밍패스 나눠쓰기’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