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종주국 프랑스, 한국에 무릎…매너도 실력도 완패 [2024 파리올림픽]

입력 2024-08-01 11:01
수정 2024-08-01 13:13


'개최국'이자 '펜싱 종주국'인 프랑스팀이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에서 보인 비매너 행동이 논란이 되고 있다.

오상욱(대전시청),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준결승 상대인 프랑스를 꺾고 결승에서 헝가리마저 45-41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준결승서 한국과 대결한 프랑스는 펜싱 종주국이자 개최국이었기에 수많은 프랑스 관중들의 응원도 받았다.

첫 주자인 박상원은 2-5로 밀리며 프랑스에 기세를 내줬다.




하지만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오상욱이 2번째 주자로 나오자 흐름이 완벽히 바뀌었다. 2번째 게임에서 8-2로 이기며 10-7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구본길과 박상원 모두 자신의 페이스를 찾으며 20-9까지 격차를 벌렸다.

그러자 프랑스 선수들은 심판에게 격렬한 항의를 했다. 프랑스의 아피티는 계속해서 두 팔을 벌리며 항의했고 자신의 차례가 끝나자 심판을 향해 마주 앉아 본격적으로 따지기도 했다. 이때 다음 주자들도 차례대로 항의하더니 조롱 섞인 말까지 했다.

비디오 판독 끝에 한국 선수의 득점이 인정되면 관중석에서는 여지없이 야유가 쏟아졌다.

프랑스 선수들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중계를 하던 정우영 SBS 아나운서는 "이런 무대에서 조롱 섞인 말을 하다니. 어린이들이 배우면 안 될 것 같다"라며 프랑스 선수들의 비매너 행동을 꼬집었다. "일방적인 응원에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는 칭찬도 이어졌다.

프랑스는 결국 한국에 무릎을 꿇으며 실력은 물론 매너에서도 완패를 당했다.

오상욱은 지난달 28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데 이어 단체전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서 우리나라 선수단 가운데 첫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3년 전 열린 도쿄 대회까지 포함하면 개인 통산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다.



한편 SK텔레콤은 2003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은 뒤, 20년 넘게 펜싱 종목을 지원하고 있다.

대한펜싱협회 등을 통한 펜싱 종목 지원 누적 금액은 약 300억원에 이른다.

SK텔레콤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 대회를 지원하고, 2004년부터 매년 국내에서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펜싱' 대회를 열었다.

특히 이번 파리 올림픽을 위해서는 진천선수촌에 올림픽 경기장과 같은 규격의 피스트(경기대)를 만들고, 관중 함성과 경기장 조명 등 동일한 조건 아래 훈련하도록 도왔다.

또 파리 현지에 훈련 파트너 선수단 7명 등 별도 전담팀과 의무 트레이너를 파견하고 전력분석관을 증원하는 등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은 매일 파리 샹젤리제 인근 한식당에서 배달되는 한식 도시락을 먹으며 금빛 질주를 이어올 수 있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