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임금체불액이 1조원이 넘을 넘겨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반기에 임금체불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체불액은 1조436억원, 체불 피해 근로자는 모두 15만503명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치라는 평가받았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도 체불액은 2204억원(26.8%), 피해 근로자는 1만8636명(14.1%) 증가했다. 지난해 체불 총액은 1조7846억원이었는데, 올해엔 상반기에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연간으로도 작년을 뛰어넘어 최대 체불액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물론,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월별로 보면 올해 1월엔 체불액이 작년 대비 64.3% 증가했다가 1∼3월 누계로는 40.3%, 상반기 누계로는 26.8% 순으로 증가세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인다.
임금 체불이 늘어나는 원인에는 경기 부진이 꼽히고 있다. 특히 건설 경기 불황에 작년 건설업 체불이 전년 대비 49.2% 급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6.0% 늘어 247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체불액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7.6%에서 올해 상반기 23.7%까지 늘어났다.
전체 업종 중 체불 규모가 가장 큰 건 제조업으로 2872억원이었다. 보건업 체불액도 상반기 71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67.8% 급증했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소규모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체불이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내수 부진으로 자영업자 폐업이 늘어나면서 정부는 체불 의심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과 체불 사업주에 대한 제재 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노동부는 올해 상반기 중 건설 현장 등을 중심으로 1만2000여 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벌여 390억원의 체불 임금을 적발하고 이 중 272억원을 청산했다.
하지만 관련 법 개정 지연 등 체불 방지를 위한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해 신용 제재와 정부 지원 제한, 공공입찰 불이익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노동부는 지난달 임금체불 등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는 '민·형사상 원트랙' 구축 등 노동약자 보호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임금체불 근로자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한 개선방안 연구'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