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31일 18:0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맥쿼리인프라가 하남 IDC(하남 데이터센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자산운용사간 데이터센터 첫 거래인 만큼 밸류에이션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맥쿼리인프라가 공사비를 떠안는 방식으로 인수가를 낮춰 추가 매수 협상력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는 총 수전용량 40㎿ 규모의 하남IDC를 7340억원에 인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내달 중순쯤 인수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맥쿼리인프라가 이번 데이터센터 인수에 쓰는 총 투자금액은 9180억원이다.
총 투자금액과 인수금액간 차액이 발생하는 것은 잔여 구축공사 비용, 금융 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해서다. 매도인인 이지스자산운용이 MEP(기계·전기·배관)을 추가로 지어야 하는데, 이 공사비용과 각종 부대비용을 부담하고 인수가를 낮추기로 했다.
IB 업계에서는 맥쿼리그룹이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매수하기 위한 포석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데이터센터 거래는 자산운용사간 첫 거래로 밸류에이션 시금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맥쿼리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을 낮춰야 향후 데이터센터 매입 때 긍정적으로 협상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거래의 밸류에이션은 캡레이트(Cap Rate·투자 대비 수익률) 기준 6.7~6.9% 안팎이다. 배당수익률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이뤄진 셈이지만 총 투자금액으로 따져보면 6% 초중반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맥쿼리인프라는 대부분의 인수 자금을 대출로 조달한다. 후순위 대출 가운데 맥쿼리인프라 펀드로부터 조달한 3000억원은 향후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하는 자본으로 차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앞으로 국내에서 자산운용사간 데이터센터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삼성SRA자산운용, 액티스, 퍼시픽투자운용에서 개발한 데이터센터 매물이 줄줄이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한편 맥쿼리인프라는 사회기반시설사업을 운영하는 법인에 투자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인프라 펀드다. 2002년 설립 이후 도로, 항만, 철도 등에 투자를 집중했다. 서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민자사업, 서울 왕십리와 상계동을 연결하는 동북선도시철도,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 노선의 일부인 인천-김포고속도로, 부산신항과 내륙의 효율적인 물류운송에 기여하는 부산항신항 제2배후도로, 도시가스 회사인 해양에너지, 서라벌도시가스, 씨엔씨티에너지 등 20여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