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생산설비 확장에 보수적이었던 삼성SDI마저 기대 이하 실적을 내놨다. 전기차 수요 성장 둔화가 거센 탓이다. 결국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가 줄하향됐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2분기 매출 4조4501억원, 영업이익 2802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 직전분기 대비 매출이 13.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8%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밑돌았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전기차 고객사를 향하는 물량이 크게 감소해 외형이 위축됐따”며 “관련한 물량 보전 보상금이 약 1000억원 발생해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일회성 이익이기에 향후 소형전지 사업부 실적에 대한 눈높이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향후 실적 추정치 하향에 따라 이번 실적 리뷰(분석) 보고서를 통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DS투자증권 등이 삼성SDI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기존 58만8941원에서 55만5059원으로 낮아졌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소형전지 부문에서 EV 고객의 보상금 반영이 이뤄진 데 따라 지속적인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고, 중대형 전지 부문에서는 ESS의 판매 호조세가 유지되는 반면, 자동차 전지는 출하 회보깅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중대형 전지 부문의 경우 2013년부터 지속돼온 연간 매출 성장세가 11년만에 역성장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그 동안 경쟁사 대비 장기간 실적 방어에 성공해왔지만, 결국 전방 수요 부진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내년부터는 미국 공장 가동에 따른 외형 성장 및 AMPC 수령 효과가 본격화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