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선수들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함께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었다. 2024 파리올림픽 탁구 경기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30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는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3위 결정전과 결승전이 치러졌다. 3위 결정전에서는 한국의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 조가 홍콩 조를 물리치고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 메달을 딴 건 12년 만이다.
결승전에서는 북한의 리정식·김금용 조와 세계 랭킹 1위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가 맞붙었고, 중국이 금메달, 북한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북한의 이번 올림픽 첫 메달이다.
이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동메달의 신유빈, 임종훈이 먼저 시상대에 올랐고 은메달 리정식, 김근용이 뒤를 이었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북한 선수들이 입장하자 박수를 보냈고, 악수하며 축하의 말을 나눴다.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딴 중국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랐고, 중국 국가와 함께 중국의 오성홍기를 중심으로 인공기와 태극기가 차례로 올라갔다.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오르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지만,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남북 선수들이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이 꼽혔다. 이번 대회 시상식에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Z플립6으로 입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빅토리 셀피'를 진행한다. 진행 관계자가 Z플립6를 건네자 임종훈이 이를 받아 선수들의 얼굴이 한 화면에 잡히도록 촬영했다.
특히 중국 선수의 요청으로 임종훈은 자리까지 바꿔가며 다채로운 셀카를 담아냈다.
그간 올림픽 시상식에는 휴대폰 등 모든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돼 왔다. 올림픽 공식 미디어만 원거리에서 시상대를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IOC와 협력해 올림픽 최초로 시상대 위에 오른 선수들이 직접 사진촬영을 할 수 있도록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Z플립6로 감동의 순간을 담을 수 있게 됐다. 메달 수여가 끝나면 올림픽 자원봉사자가 플립6를 선수들에게 전달한다.
빅토리 셀피로 촬영된 사진은 선수단에게 지급된 올림픽 에디션의 '애슬릿 365' 애플리케이션(앱)에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선수들은 사진을 직접 내려받거나 공유할 수 있다.
임종훈은 시상식에서 만난 북한 선수들에 대해 "은메달리스트 소개할 때, 악수할 때 축하한다고 얘기한 것 말고는 따로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공식 기자회견에 나서 처음 입을 연 북한의 김금용은 시상대 함께 오른 한국 선수들과 경쟁심을 느끼진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거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짧게 답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