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사람이 인공지능(AI) 비서를 두게 될 것입니다.”
2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컴퓨터그래픽 콘퍼런스 ‘시그래프 2024’가 열린 미국 덴버 콜로라도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미래에는 AI 없이 어떤 업무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팝스타 공연을 방불케 한 수천 명의 함성 속에 젠슨 황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이날 무대에 함께 섰다. ‘AI 거품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두 빅테크 수장은 대담을 통해 AI 기술 발전이 다음 단계로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젠슨 황 “물리적 AI 시대로 이동”이날 ‘시그래프 2024’ 기조연설자로 나선 젠슨 황은 AI의 부작용 우려를 불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AI에 대한 가드레일(안전장치) 기술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더 쉽게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열풍이 데이터센터의 과도한 에너지 사용을 불러왔다는 지적엔 “생성형 AI는 그 자리에서 바로 데이터를 생성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오히려 아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젠슨 황은 세 번째 ‘AI 파도’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AI의 ‘챗GPT’ 등 선구자적인 기업들이 생성 AI 열풍이라는 첫 번째 파도를 일으켰고, 여러 기업이 앞다퉈 AI를 도입하며 두 번째 파도가 일었고, 이제 세 번째 파도는 ‘물리적 AI’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AI를 생성하는 컴퓨터,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는 컴퓨터, 휴머노이드 로봇 등 세 종류의 컴퓨터가 결합한 물리적 AI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AI 시장은 오픈소스가 승리할 것”기조연설 직후 젠슨 황과 저커버그 CEO는 대담을 통해 “AI 생태계가 오픈소스 AI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저커버그 CEO는 “PC 운영체제(OS)에서는 오픈소스에 가까웠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가 주도권을 잡았고, 모바일에서는 폐쇄적 형태의 애플 iOS가 더 오랜 시간 주도권을 잡았다”며 “이제 AI 시장은 오픈소스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지난 23일 오픈AI, 구글과 달리 자사의 최신 AI 모델 ‘라마 3.1’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출시했다. 하지만 현재 생성 AI 시장은 폐쇄적 AI가 주도하고 있다. 메타 ‘라마’와 구글 ‘제미나이’ 정도를 제외하고 시장을 장악한 대부분 생성 AI 모델은 폐쇄적 형태다.
저커버그 CEO는 애플의 ‘폐쇄적 생태계’에 대해 돌발적으로 “그냥 엿 먹으라고 하고 싶다”며 강도 높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우리는 후발주자라 오픈소스로 시작했지만 오픈소스인 덕분에 수많은 기업이 사용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었다”며 “결국 오픈소스 생태계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은 저커버그 CEO의 ‘크리에이터 AI’ 비전을 높이 평가했다. 오픈소스 AI를 바탕으로 개개인이 자신만의 개성 있는 AI를 갖도록 한다는 게 메타의 목표다.
덴버=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