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다큐멘터리영화제인 제21회 EBS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가 오는 8월 19일 개막하는 가운데 대중성과 인더스트리(제작 지원 사업),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30일 서울 마포구 클럽온에어에서 열린 제21회 EBS국제다큐영화제 기자간담회에는 김광호 집행위원장, 김동관 사무국장, 형건 총괄 프로듀서 등이 참석해 영화제 개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김광호 집행위원장은 "'EIDF'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속에서 서로의 모습을 비추어 보며 이해와 포용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2004년 시작된 EIDF는 다큐멘터리의 시대정신과 도전 의식이 돋보이는 국내외 우수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특히 극장 상영 외에도 EBS 1TV 편성과 온라인 VOD 서비스인 D-BOX를 통해 지상파 방송과 온·오프라인 플랫폼이 결합한 세계 유일의 영화제이기도 하다.
김동관 사무국장은 "방송과 더불어 진행하는 영화제라 대중성 있는 다큐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성은 있지만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다큐가 많은데 올해는 의식적으로 어느 누가 보더라도 수월하고 재밌게 볼 수 있도록 집중해 앞으로도 이런 방향성을 가져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명실상부한 국제다큐영화제로 자리잡아야 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영화제 측은 향후 인더스트리(제작 지원 사업)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영화제는 완성 작품을 대상으로 한 상영 플랫폼, 현재 기획이나 제작 중인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제작 지원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김 사무국장은 "많은 제작자는 후자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인더스트리가 풍성해야 먹을 게 많은 잔치이며 차기작을 위해 실탄을 충실히 제공해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EIDF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주최로 올해 3회차를 맞이하는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 사업 'K-DOCS'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함께 공동 주관한다. 'K-DOCS'는 제작단계에 있는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산업 관계자들에게 프로젝트를 소개할 수 있는 피칭(투자 설명회)과 비즈니스 미팅 기회를 제공한다. EBS는 이를 통해 완성 작품을 선보이는 영화제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도록 도우며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형건 총괄 프로듀서는 "우리나라 영화제가 굉장히 많지만 유독 약한 부분이 인더스트리"라며 "사람들이 다큐를 많이 보지 않는다. 하지만 다큐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있다. 산업이나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어렵지만 다큐멘터리의 산업화를 지향하며 한국 다큐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주일간 펼쳐지는 다큐멘터리 여정…"다큐 진입 장벽 낮춘다"
올해 EIDF는 다양한 소재와 매력으로 선정된 32개국 53편의 작품들을 7개의 섹션을 통해 소개한다. 사회갈등, 자연환경, 교육, 삶과 죽음, 여성, 가족, 디아스포라, 문화예술, 역사, 회고 등을 주제로 작품을 선정해 시대상을 조명하고 상생과 미래에 대한 담론의 장을 제공하고자 한다.
올해 EIDF의 장편 경쟁 부문 ‘페스티벌 초이스(경쟁)’에서는 지난 6월 진행된 예선 심사를 통해 선정된 열한 작품을 대상으로 영화제 기간 내 본선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대상(다큐멘터리고양상)에는 1000만 원, 심사위원특별상에는 700만 원(2편), 심사위원 특별언급에는 400만 원, 시청자상·관객상에는 각 4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영화제 측은 정체성인 ‘다큐멘터리의 대중화’를 위해 올해는 보다 친근한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8월 24일 토요일 일산 호수공원에서는 야외 상영과 연계되는 생태 학습 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 영화제의 프리미엄 파트너인 고양특례시에 거주 중인 관객들은 ‘메가박스 백석벨라시타’에서 상영되는 EIDF의 작품을 모두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EIDF는 관객들이 작품을 다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생소할 수도 있는 다큐멘터리 작품 극장 감상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