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9명의 사망자를 낸 운전자 차모(68)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해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차 씨는 이날 오전 9시 43분께 김석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교통사고 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그는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연신 "죄송하다"고 답했다.
차 씨는 법정에 들어서면서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입장하기 직전 재차 "돌아가신 분과 유족들께 너무너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갈비뼈 골절로 수도권의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차씨는 오른쪽 다리를 절며 법정으로 향했다. 모자를 눌러쓰고 안경과 마스크를 쓴 차 씨는 휠체어나 목발을 이용하지는 않았다.
차 씨는 지난 1일 후 9시 27분께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오다가 가속하며 역주행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차씨 부부를 포함해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지난 24일 범죄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해 규모가 크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차씨가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는 운전자 과실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와는 달리 세 차례 경찰 조사에서 줄곧 차량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