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사무총장에 '親韓' 서범수…정책위의장 운명은

입력 2024-07-29 18:19
수정 2024-07-30 01:53

서범수 의원(사진)이 29일 국민의힘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계파색은 옅지만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당 대표를 지원하며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재선 부산·경남(PK) 인사다. 한 위원장이 사무총장으로 친한계를 임명하면서 친윤(친윤석열)계인 정점식 정책위원회 의장 유임을 놓고 계파 간 신경전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울산의 서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같이하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사무총장으로 변화에 유연하고 어려운 일에 앞장설 수 있는 분이 누구인지 널리 얘기를 듣고 찾아봤다”고 말했다.

서 신임 사무총장은 행정고시 합격 후 경찰에 입직했다. 5선을 지낸 서병수 전 의원의 친동생이다. 이준석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를 물밑 지원했다. 사무총장은 당의 조직, 재정을 관할하는 핵심 자리다. 용산과의 소통도 잦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용산과 가장 소통이 잦은 당직인 사무총장을 친한계 의원으로 채웠다”며 “남은 당직도 친한 인사들에게 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뜨거운 감자는 친윤계인 정 의장 교체 여부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책위 의장을 친한계로 교체해야 최고위원회의를 친한계 우위로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면 기존 정책위 의장은 물러나는 게 관행이었다. 지난해 김기현 의원이 당 대표로 취임할 당시 성일종 정책위 의장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설 당시 유의동 정책위 의장이 자진해서 사퇴하거나 사의를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 당헌은 정책위 의장의 임기 1년을 적시하고 있다. 정 의장도 사퇴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의 계산은 복잡하다. 정 의장의 면직 과정과 새 의장의 의원총회 추인 과정에서 친윤계의 반발이 거셀 수 있어서다. 한 친한계 의원은 “탕평을 고려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고 과거 선례와 지지율을 고려하면 교체의 정당성도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일단 시간을 두고 인선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날 최고위에서 “변화와 민심을 잘 받드는 진영을 잘 구축하기 위해 많은 말을 들으며 신중하고 차분하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원장 등의 인선도 검토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