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업체, 2분기 실적 질주…CJ만 '뒷걸음'

입력 2024-07-29 17:56
수정 2024-07-30 01:33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여파로 구내식당 이용자가 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급식업체들의 명암이 최근 엇갈리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등은 올해도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병원 단체 급식 1위 업체인 CJ프레시웨이는 의료 파업 장기화로 성장세가 꺾였다.


29일 급식·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웰스토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200억~7880억원, 영업이익은 380억~43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최대 11.9%, 영업이익은 최대 16.2% 증가한 수치다.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10.3% 늘었다. 지금 추세면 올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체 급식 수요가 늘어난 데다 올해 들어 대규모 단체 급식 사업을 잇달아 수주한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삼성웰스토리는 올 들어서만 삼성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용산센트럴파크 등의 구내식당 운영권을 따냈다.

삼성웰스토리는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서는 한편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는 850억원을 들여 충남 아산에 중앙 집중형 조리 시설인 ‘센트럴 키친’을 착공했다. 센트럴 키친에서는 조리 또는 반조리 상태로 각 급식 사업장에 식자재나 간편식을 공급한다. 지난 5월에는 베트남 박닌에 콜드체인(저온 유통 체계)을 갖춘 새 물류센터를 열었다. 중국과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둔 삼성웰스토리는 현재 11%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놨다.

현대그린푸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629억원, 2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 5.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전체 매출 전망치는 역대 최대인 1조5930억원이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급식 사업장 식수가 빠르게 늘면서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매출 3조742억원을 내 2019년 이후 4년 만에 매출 3조원을 넘긴 CJ프레시웨이는 올해 들어 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2분기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17.33%)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세다. 지난 2월 시작된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위탁 운영하는 병원 급식장 식수가 줄어든 여파가 컸다. CJ프레시웨이는 1분기 단체 급식 부문에서 2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분기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 이익이 28%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외식 식자재 유통 매출 비중이 높은 CJ프레시웨이로선 고물가에 따른 외식 시장 침체도 실적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CJ프레시웨이 전체 매출에서 식자재 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74.4%(지난해 기준)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군 급식 사업과 외식 솔루션 사업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