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패트리엇 미사일 美에 수출

입력 2024-07-29 17:35
수정 2024-07-30 01:47
일본이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 30억엔어치를 미군에 매각한다. 2014년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제정한 후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항공자위대는 30억엔 상당의 패트리엇을 미군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방위성은 수출하는 패트리엇의 수량과 계약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각각 개정하고, 무기 수출 규제를 완화한 새 규정을 적용해 패트리엇을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은 미국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2009년부터 미쓰비시중공업이 패트리엇 미사일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수출하는 패트리엇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개된 미군을 포함해 미국 정부 내에서 사용된다. 일본은 미국이 수입한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 등에 지원하지 않도록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기존에 보유한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일본에서 공급받은 무기를 일본과 인도·태평양 지역 재고를 보충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은 사실상 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다.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지휘 통제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창설되는 주일미군 통합군사령부가 아시아 안보 지형을 바꿀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일미군 통합군사령부는 하와이에 있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아래에서 주일미군에 대한 일정한 작전 지휘권을 갖고, 자위대의 통합작전사령부와 조정 역할을 맡는다.

통합군사령부 창설로 주일미군 5만 명의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 때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유사시 일본 방어가 존재 이유지만 대만 등 인근 지역의 무력 충돌에 개입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