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에서 2차전지 소재 특구 도시로 탈바꿈한 경북 포항시가 이번에는 글로벌 마이스(MICE)산업 도시로 변신한다. 마이스는 ‘기업 회의(meeting)’ ‘포상 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전시·박람회와 관련 산업을 말한다.
포항시는 지난 18일 북구 장성동 옛 미군 부대 부지 2만6608㎡에서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6만3818㎡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착공식을 열었다. 센터에는 7183㎡에 달하는 전시장, 20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홀, 11개 중·소회의실, 휴식 공간, 상업·업무 시설, 옥상 공간 등이 들어선다. 2026년 말 완공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2166억원에 이른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019년 철강산업이 불황일 때부터 이 사업을 준비해왔다. 주변에서 ‘인구 50만 명 도시에는 무리’라며 만류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그는 “포항은 마이스산업이 성장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밀어붙였다. 이 시장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포스텍,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에서 연간 150회 이상 각종 심포지엄과 포럼 등을 열고 있는데, 마이스 시설이 없어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포항이 2차전지 소재 도시로 발전하면서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수소·바이오 분야도 포항의 신성장 산업 기반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포항시는 시민 공모를 통해 전시컨벤션센터 이름을 ‘포엑스(POEX)’로 정했다. 조직을 개편해 ‘관광컨벤션도시추진본부’를 신설하고 관광산업과, 마이스산업과, 컨벤션건립과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마이스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항시는 내실 있는 포엑스 운영 방안으로 철강, 2차전지·바이오, 수소 등 지역 주력 산업 중심의 국제 규모 융복합 전시 행사를 개발하고 생태와 탄소중립 도시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 행사 유치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부대 시설과 행사를 준비해 전시회가 없는 시기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민 친화적’ 관광 명소로 꾸밀 예정이다.
또 포항시는 센터가 완공되면 2단계 사업을 추진해 부산 벡스코에 버금가는 전시컨벤션센터로 발전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단계 사업에서는 오디토리움을 비롯해 전시, 컨벤션, 이벤트 등을 열 수 있는 다목적홀, 숙박·상업 시설, 독특한 레저 시설 등으로 센터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전시컨벤션센터가 건립되면 포항 특화산업뿐만 아니라 도심 속 바다를 품은 영일만 관광특구 관광 인프라, 고품격 크루즈 관광, 서핑, 요트 등 포항만의 차별화된 유니크베뉴와 결합해 지역 경제에 혁신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