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차 수출시장의 약 90%를 처리하는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중국의 물량 밀어내기 수출 전략으로 컨테이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홍해 사태가 계속되면서 해상 운임이 고공 행진하고 있어서다.
29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고차 수출 신고 대수는 25만841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만4006대에 비해 5%가량 줄었다. 1~2월에는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나는 등 수출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3월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6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급감했다. 올해 실적이 지난해 역대 최대 기록인 연 50만 대 수출량을 뛰어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큰 이유는 빈 컨테이너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공급 부족 현상은 중국의 대규모 물량 밀어내기가 주요 원인이다. 중국 본토의 내수 경기 불황으로 시장에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시장에 싼값에 내보내기 위해 컨테이너를 싹쓸이하고 있어서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을 앞둔 것과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전자상거래를 통한 대규모 물량 공습도 컨테이너 부족 현상에 부채질하고 있다.
중소 중고차 수출업체로서는 어렵게 구한 컨테이너 운임도 부담이 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년 전인 2023년 7월 966에 머물렀으나 올해 1월 1896으로 상승하더니 이달에는 3733을 기록했다. 중국의 컨테이너 싹쓸이와 이스라엘·예멘 반군의 대결로 홍해 해상 운송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해상 운임이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수출업체들이 선적 시기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업체 관계자는 “컨테이너 부족, 해상 운임 상승 등이 맞물려 수출 시기를 저울질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