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출신 배우 혜리가 '탄수화물 절식' 선언을 해 최근 화제가 됐다. 그는 "탄수화물을 끊고 4개월 정도 됐는데 3개월 정도부터 피부가 좋아지더라. 지금 인생에서 피부가 제일 좋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 "탄수화물 안 먹고 어떻게 사느냐"라는 비아냥이 이어지자 혜리는 "정정하자면 정제된 탄수화물 즉 밀가루, 밥, 빵, 면을 끊었다"고 해명했다. 프로필상 167cm인 혜리는 다이어트를 하기 전 54.1kg이었고, 탄수화물을 절제한 후 3kg을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혜리와 같이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 등에서 식단 등이 공유되며 '붐'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탄수화물을 아예 먹지 않는 것은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하루 한 공기 정도의 탄수화물도 먹지 않으면 근육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근육은 먹은 음식을 태우고 살을 빼는 곳"이라며 "자나 깨나 근육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지현 유안정형외과 비만항노화센터 원장은 유튜브 유안티비를 통해 "저탄수화물 초기 체중감량 속도가 빨라서 효과를 보는 것처럼 보인다. 저칼로리는 여성의 부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체중 감소와 상관없이 저탄수화물 식단은 코르티솔 수치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있다. 탄수화물을 너무 적게 섭취하면 만성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호르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도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안 원장은 "매우 활동적이고,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경우,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했지만 체중 감량이 어렵고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 월경이 불규칙한 경우, 오랜 시간 식단을 유지한 경우에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을 제한할수록 효과적인 사람은 따로 있다. 안 원장은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분들, 공복 혈당이 높고 당뇨 가족력 있는 분, 고도비만인 경우, 주로 앉아있거나 활동량 적은 경우 탄수화물 제한이 도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질을 15~20g 사이로 낮추는 경우 케토시스(신체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연소)가 유발돼 체지방 분해가 잘 되고 수분도 빠져 빠르게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어지럼증, 구토, 구취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평균 식품 구성에서 탄수화물을 50~55%로 권장하고 있다. 하루 1800~2000kcal를 먹는다면 탄수화물의 양은 250g에 해당한다. 안 원장은 "다이어트 시 하루 당질 섭취량은 50g 정도, 전체 칼로리는 권장 칼로리의 45% 미만으로 먹는 것이 적당하다"며 "여성 호르몬은 에너지 가용성에 민감하기에 너무 적은 칼로리나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면 불균형이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