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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방 예산이 역대 최대인 6300억대만달러(약 26조5200억원) 규모로 편성될 예정이다. 예산안 확보와 더불어 미국산 조기경보기 구매도 추진하며 대만 정부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연합보 등 대만 현지 언론은 이날 총리 격인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이 주재한 '2025년 중앙정부 총예산 관련 심사 회의'에서 이같은 예산안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예산안은 내달 초 라이칭더 총통 재가, 내달 말 행정원 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이 예산안이 확정되면 내년도 국방 예산은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6068억대만달러(약 25조5400억원)보다 5% 증액하며 최고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자유시보는 대만군이 예산안을 확대하며 미국산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구매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공군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침공에 대비해 E-2K 호크아이 조기경보기를 운용 중이다. 2020년부터 신형 조기경보기 도입 관련 계획을 추진했지만, 국방비 예산 문제로 도입 시기가 연기된 상태였다. E-2D 조기경보기 대당 가격은 4억달러(약 5500억원)에 이른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당초 대만 당국은 6대를 구매하고 싶어했지만 5대로 주문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예산안은 대만이 자주국방 예산을 늘려 안보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만 정부는 차이윙원 전 총통 취임 이후 국방 예산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차이윙원 전 총통이 취임했던 첫해인 2016년 3497억대만달러(약 14조7200억원)였던 국방 예산은 2017년 3557억대만달러(약 14조9700억원)로 늘었다. 2020년에는 4000억대만달러(약 16조8400억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대만 국방 예산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쑤쯔윈 국방전략자원연구소장은 "대만 국방예산은 이스라엘, 싱가포르, 한국에 비해 낮은 편"이라면서 "대만의 국방 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3% 까지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대만 FTV에 말했다.
대만의 내년도 세출과 세입 총액은 각각 약 3조대만달러(약 126조2900억원), 2조8000억대만달러(약 117조8700억원)다. 연합보는 올해 경제 상황이 좋아져 세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