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25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잠 못 드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여름 열대야 일수는 7일이 넘어서면서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29일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7월 28일 열대야 일수는 7.1일로, 1994년 8.6일 이후 30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 1분∼다음날 오전 9시) 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후 6∼7월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94년으로, 8.6일(6월 0.1일·7월 8.5일)이었다.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꼽히는 1994년과 2018년 중 2018년 7.1일(6월 0일·7월 7.1일)과 같고, 1994년보다는 1.5일이 적다. 다만 7월이 아직 이틀 남은 만큼 2018년 기록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보면 곳곳에서 일최저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속초는 기존 1위였던 2002년 8월 1일 29.2도 기록을 넘어서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30도를 돌파했다. 강원 동해(29.8도)와 영월(26.1도)도 역대 가장 무더운 밤을 보냈다.
전날에는 경남 창원(28.3도), 충남 보령(28.2도)·서산(27.6도), 전북 정읍(28.0도)·남원(27.3도), 전남 고흥(27.9도)·강진(28.4도)·영광(27.1도)·장흥(27.1도)·보성(26.6도), 경기 파주(26.7도), 인천 강화(27.3도), 경북 울릉도(27.9도), 강원 대관령(23.1도)이 일최저기온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맛비가 잦아들면서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만큼 8월에도 폭염과 함께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고, 열대야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8월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8년 9.4일이었다. 1994년과 2022년이 7.9일로 그 뒤를 이었고, 두 해는 9월까지 열대야(각 0.3일)가 이어졌다.
올해 폭염은 1994년과 2018년처럼 강하게 발달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발생해서 두 해를 능가하는 무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열대야도 길어질 수 있단 얘기다.
전문가들은 열대야로 인한 불면을 극복하려면 취침 시 적정한 온도(18∼20도)와 습도(50∼60%)를 맞추고 잠자리에 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고 저녁에 과식하거나 야식하지 않는 것도 열대야를 잘 나는 요령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