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반미 좌파' 베네수 마두로, 3선 고지

입력 2024-07-29 13:19
수정 2024-07-29 13:47


니콜라스 마두로(61)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친(親) 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가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개표 과정 참관을 원하는 시민들을 막으면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거센 후폭풍이 불 전망이다.

엘비스 아모로소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장은 공식 투표 종료 후 약 6시간 지난 29일 0시 10분께 "80% 가량 개표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51.2%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며 "2위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를 볼 때 마두로 대통령 당선은 불가역적 추이"라며 당선을 공식화했다.

2013년 처음 대권을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 6년 더 베네수엘라를 이끌게 됐다. 임기를 마치면 무려 18년 간 장기 집권하는 셈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유세에서 미국의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유 시설 현대화, 주변국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가이아나와 분쟁 중인 영토에 대한 자주권 회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중남미 대표적인 반미(反美) 주의자다. 최근 수년 간 이어진 경제난의 주요 원인을 미국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석유·가스 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하고 있다.

다만 선거 결과를 놓고 중도보수 민주야권 측은 부정선거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날 밤과 이날 새벽부터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나와 대기 줄을 만들 정도로 뜨거웠던 열기에 "개표 결과가 매우 기다려진다"며 승리를 예상했던 민주야권 측은 선관위 발표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서 곤살레스 후보가 65%의 예상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마두로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31%에 그쳤다. 서방언론들은 선거 과정에서도 곤살레스 후보의 낙승을 점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