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이 해외 에너지 시장에서 친환경 미래 먹거리 사업을 확보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중동 오만에서 500메가와트(MW) 규모 태양광발전 건설사업을 따냈다.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인 프랑스 국영전력회사(EDF)의 자회사(EDF-R)와 컨소시엄을 맺고 사업을 수주했다.
서부발전이 따낸 ‘마나1 태양광발전 사업’은 여의도 면적의 2.6배 부지에 약 6000억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다. 지난해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25년 3월 준공된다. 서부발전은 준공 이후에도 태양광발전 유지관리(O&M)를 담당한다. 이곳에서 향후 20년 동안 생산될 전력은 오만수전력조달공사가 구매를 보장한다.
서부발전은 마나 태양광 수주를 발판으로 올해 2월에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두 번째 사업을 따냈다. UAE 수전력공사(EWEC)가 발주한 ‘UAE 아즈반 1.5GW 태양광발전’을 EDF-R과 함께 공동으로 수주했다.
아즈반 사업은 축구장 2850개, 분당 신도시 넓이의 면적에 1조2600억원을 투입해 1.5기가와트(GW)급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원전 1기보다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로, 연평균 예상 발전량이 4702기가와트시(GWh)에 이른다. 해당 발전량은 인천광역시의 한 해(2022년 기준) 가정용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 설비용량과 사업비 모두 한국기업이 수주한 태양광발전 사업 가운데 단일사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공사는 다음 달 시작돼 2026년 9월 마무리된다. 준공 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태양광발전소가 될 전망이다. 향후 30년간 생산될 전력은 EWEC가 구매를 보장한다. 누적 매출은 약 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부발전이 중동 시장에서 연달아 사업을 따내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통상 기업이 독자적으로 해외 정부가 발주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수주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국제무대에서 사업을 수주하고 개발해 본 경험도 부족하다.
오만과 UAE에서의 성과는 우리나라 기업도 해외 신재생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서부발전은 수출입은행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금융 조달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사업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리스크 관리, 전략적 파트너와의 공고한 신뢰 구축 등이 수주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서부발전은 지난 4월 UAE에서 열린 ‘IJ 글로벌 어워즈 2023’에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신재생에너지 부문 올해의 프로젝트상을 수상했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최근 중동 오만에서 새로운 태양광사업에 참가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해외시장에서 미래먹거리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