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세계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려면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취약 계층 지원과 미래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입을 확충하려면 증세보다는 민간 투자를 지원하는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28일 기재부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지난 25~2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 세션별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는 세계 경제 전망·평가, 금융이슈, 국제조세협력, 지속가능금융, 국제금융체제 등 5개 부분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최 부총리는 세계 경제 전망·평가 세션에서 "정부 지출의 구조조정이 증세에 비해 국내총생산(GDP)과 투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다"며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재정 여력은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경제 생산성 제고를 위한 미래 대비 투자 중심으로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률적인 증세 대신 민간 투자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고 성장과 세입의 선순환을 통해 장기적으로 세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역동성 회복을 위한 구조개혁 대상으로는 노동·자본·생산성 등을 꼽았다. 최 부총리는 "노동의 참여와 이동성을 높이고,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공정한 경쟁을 지원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주도의 디지털 경제 전환을 통한 기술혁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조세 협력 세션에서는 디지털세 필라1 논의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디지털세는 거대 다국적 기업이 조세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세금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논의 중인 국제조세다. 필라1은 다국적 기업의 소득에 대해 매출 발생국이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필라1 발효를 위해서는 최소 30개국의 의회가 비준해야 하는데 미국 등에서 비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 부총리는 또 "초부유층 과세 논의는 자산평가 방식, 과세방법, 국가 간 정보교환 등 충분한 검토가 선행된 후 논의될 필요성이 있음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지속가능금융 활성화 세션에서 "녹색채권에 대한 이자 지원 등 녹색투자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를 추진 중"이라며 "지난해 녹색기후기금에 대한 3억달러 공여뿐 아니라 '손실과 피해' 기금에 대한 신규 출연 계획도 밝혔다. 국제금융체제 세션에서는 '국제금융체제(IFA) 워킹그룹' 공동의장국으로서 다자개발은행(MDB) 개혁, 부채 취약성 해결, 안정적인 자본흐름 관리 등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모하메드 빈 압둘라 알-자단 사우디아라비아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 아자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와도 면담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