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펜싱의 간판 오상욱 선수가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원우영 대표팀 코치와의 훈훈한 '사제 간'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원우영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코치는 14년 전 자신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을 제패했던 장소에서 제자가 '금메달리스트' 이정표를 세우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7일(현지시간) 오상욱은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물리치며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원 코치는 이에 따라 지도자로서도 올림픽 금메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2010년 11월 그랑팔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 한국 사브르 선수 최초의 개인전 우승을 달성한 주인공이었다.
원 코치는 결승전 후 금메달 확정 순간을 떠올리며 연합뉴스에 "'덩치 큰 애'가 갑자기 안겨서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고 웃으며 "정말 기쁘고 좋다. 장난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오면서 상욱이에게 특별한 얘기보다는 '너를 믿고 자신 있게 하라'며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했다. 경기장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오상욱은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진짜 잘하는 줄 알고 그렇게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원 코치는 "오늘까지만 즐기겠다"며 31일 열리는 단체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그는 "막내 박상원이 오늘 개인 32강전에서 미국 선수(콜린 히스콕)를 잡으면서 우리가 기세를 한 번 꺾은 듯하다. 단체전은 정말 기세 싸움인데, 한 번 잡고 들어간 것"이라며 "단체전에서도 해내겠다"고 말했다.
오상욱 역시 공동 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엄청 기쁘지만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단체전까지 금메달 따고 편히 쉬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