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자체 검색 엔진을 선보인다. AI 챗봇 시장에 이어 구글이 장악한 검색 엔진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오픈AI는 25일(현지시간)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AI 기반 검색 엔진 ‘서치GPT’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서치GPT는 이용자의 질문에 대화형 텍스트로 답변하는 챗GPT와 달리 웹의 최신 정보를 출처 링크와 함께 간략하게 제공한다. 기존 검색 엔진과 다른 점도 있다. 챗GPT처럼 이미 받은 답변에 대한 후속 질문이 가능하고 검색 결과를 이미지로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서치GPT가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 1위 업체인 구글의 아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99% 떨어졌다. 나스닥지수가 0.93% 하락하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오픈AI는 서치GPT를 챗GPT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시범 운영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한 뒤 챗GPT와 통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신뢰도 높인 '서치GPT'
언론기사 인용 늘리고 소스링크 첨부최근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은 총성 없는 전쟁터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엔진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데 이어 오픈AI까지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오픈AI가 공개한 신규 검색 엔진 서치GPT는 정확한 정보 출처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다. 기존 AI 챗봇보다 언론 기사, 출판물을 인용하는 빈도가 높다.
사용자환경(UI)이 챗GPT와 구분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날 오픈AI가 공개한 데모 영상에 따르면 서치GPT는 로고와 함께 질문을 입력할 수 있는 검색창이 중앙에 배치돼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구글 홈페이지와 비슷한 형태다.
해당 영상에서 이용자가 검색창에 “8월 노스캐롤라이나 분에서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이라고 검색하자 서치GPT는 8월 분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을 행사 포스터와 함께 나열하고 출처를 알려줬다. 이 중 하나를 선택해 ‘가족 친화적인 페스티벌인가’라는 후속 질문을 던지자 서치GPT는 ‘그렇다’는 답변과 함께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는 서치GPT가 구글이 독점한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 검색은 사용자가 검색창에 찾고자 하는 키워드를 입력한 뒤 원하는 정보가 있는 웹사이트를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서치GPT는 이런 과정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신한다. 신뢰도 높은 정보를 사용자 취향에 맞춰 정리해주는 방법으로 검색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지금보다 검색 환경을 훨씬 더 좋게 바꿀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은 AI 챗봇 열풍 이후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초 MS가 AI 챗봇을 자사 검색 엔진 ‘빙’에 적용한 게 기폭제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의 글로벌 검색 엔진 점유율은 지난달 91.06%로 전년 동월 대비 1.58%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MS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3.72%로 0.95%포인트 올랐다.
데스크톱만 놓고 보면 격차는 더 줄었다. 구글의 점유율은 지난달 80.41%로 전년 동월 대비 3.53%포인트 낮아진 반면 MS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8.74%에서 11.55%로 2.81%포인트 높아졌다.
서치GPT 발표 직후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가가 3% 떨어지는 등 구글의 독주 체제에 벌써 균열이 예고됐다. MS는 전날 대규모언어모델(LLM)에 기반한 검색엔진 빙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전문적인 콘텐츠를 출처와 함께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로 유명한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도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