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美·中 갈등에 고공행진

입력 2024-07-26 17:22
수정 2024-07-27 01:05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서면서 국내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던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05% 상승한 91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92만9000원까지 올라서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들어 20.5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58%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실적까지 개선된 영향이다. 조 바이든 정부가 발의한 생물보안법은 2032년부터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아젠다 47’ 공약을 통해 대(對)중국 필수품 수입을 금지하기 위한 4개년 계획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양당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 바이오업체 제재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하원의장이 생물보안법의 연내 통과 가능성을 언급하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수주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CDMO 사업의 중장기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기대도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569억원, 434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15.5%, 41.8% 웃돌았다. 고환율 효과에 안과 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등의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이 유입된 영향이다.

이날 에스티팜도 5.51% 상승한 9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분기 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향후 CDMO 사업 성장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임상단계에 있던 희소 유전질환 치료제 ‘올레자르센’과 유전성혈관부종 치료제 ‘도니달로센’ 등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차례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 실적 개선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프레스티지바이오와 바이넥스가 각각 13.34%, 11.45% 급등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