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디올 가방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최 목사는 "김 여사는 증인을 진심으로 대했다고 보이는 데 속일 때 미안하지 않았나"는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어 최 목사는 “김 여사한테 접근하는 과정에서 ‘양평 출신이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영부인 선친이 운영했던 약국 등을 언급하며 환심을 사려고 했나'는 질문에 대해 “환심을 산 적도 부정을 이용해서 접근한 적도 없고, 평범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앞서 김 여사는 최 목사에게 '목사님은 제가 가장 살인적 공격을 받았을 당시 친구 같이 대화상대를 해주신 분이다', '그리운 아버지 고향 분이라 더 친근했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이 "증인을 귀빈으로 대우했는데 미안한 마음이 없었나"라고 묻자 최 목사는 "사적인 감정을 의로 승화시키느라 고통스럽고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경계 인물이 된 것 같아 서글프다'는 메시지를 보낸 시점에 대해 "이미 샤넬 화장품을 다 받고 양주, 민속주, 스탠드 갖가지 선물을 다 받고 마지막에 디올백 사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이날 오전 청문회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명품백 사건을 통해 김 여사가 국정농단을 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권 개입, 인사청탁, 대통령 권력을 배우자가 사유화하고 집중해서 대통령만 할 수 있는 국정운영에 개입했다는 부분도 제가 소상히 인지하고 알고 있는 대로 국민 여러분께 설명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명품백 사건이 단순하게 샤넬 화장품과 디올백을 받았으니까 김영란법 위반이고 뇌물이라는 법리적 해석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로 사건이 종결되거나 물 타기되면 안 된다"며 "이제라도 김 여사는 순수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좋다"며 "자꾸 국민들을 우습게 여기면서 누가 봐도 합당치 않은 궤변으로 합리화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깅조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 사과 발언이 뉴스로 나오는데 스리쿠션 식 사과나 본질이 결여된 사과는 하나 마나"라며 "김 여사가 '제가 다시 한번 포토 라인에 서겠다', '국민의 의혹을 한 점 남김없이 검찰에 진술하고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성실하게 임할 것을 약속하고 수용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야 진정한 사과"라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