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미쳤네"…'게릴라성 폭우 → 사우나 더위' 변덕 이유는

입력 2024-07-26 09:57
수정 2024-07-26 10:53

‘게릴라성 폭우’ 후 극악의 ‘사우나 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체감온도는 실제 온도보다 2~4도 높기 일쑤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27일까지 전국에 소나기가 예보됐다. 시간당 최대 80㎜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요즘 장맛비는 기습적으로 짧게는 5~10분, 길게는 2~3시간 이상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한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에서 낮 12시 2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약 40분 동안 5.9㎜가량 이어진 게 그런 사례다.

이런 비가 그치면 대기 중 습도가 80~100%까지 상승하면서 체감온도는 기온을 2~4도 이상 웃돈다. 습도가 최고 80% 이상으로 올라간 서울(종로구)의 낮 기온은 최고 32.2도였지만, 체감온도는 33.4도에 달했다. 비가 올 당시에는 기온과 체감온도 차이가 2.5도가량 벌어졌다.

이처럼 높은 습도가 유지되는 것은 두개의 고기압이 한반도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현재 남쪽에서 올라온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원에서 발생해 한반도까지 내려온 대륙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고 있다.

양 고기압은 세력이 합쳐지거나 밀어내지 않고 고도를 나누어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뜨겁게 달궈진 지표면의 열기가 빠져나가질 못 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제3호 태풍 '개미'가 중국 쪽으로 북상하면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돼 찜통더위를 만들었다.

기후변화 영향도 있다. 북극 지역의 온도 상승이 가팔라 적도 지역과 온도 차이가 줄어 서풍이 약화했다. 이 틈을 타 습도를 높이는 고온다습한 남풍류가 증가했다. 도심에서 80~100% 습도가 나타나는 것도 이런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상당 기간 밤에도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돼 한밤중에도 푹푹 찌는 날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름대가 두껍게 형성돼 구름대와 지표면 사이에 갇힌 열기가 밤 늦은 시간까지 빠져나가지 못 하기 때문이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