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때 안 챙겼다가 '수난'…20대 직장인도 낭패봤다 [건강!톡]

입력 2024-07-28 19:38
수정 2024-07-28 19:39


"바닥에 유리 조각이 있었나 봅니다. 갑자기 발바닥이 따갑길래 보니 이미 꽤 깊게 배인 후였죠. 처치를 위해 찾은 병원에서도 '여름마다 열상 사고로 오는 환자가 많다'고 하시더군요."

최근 부산의 한 해수욕장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20대 직장인 한모 씨는 해수욕장에 맨발로 들어갔다가 발바닥이 베이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아쿠아슈즈를 안 챙긴 것이 부상으로 이어질 줄 몰랐다"면서 후회했다.

휴가철을 맞은 시민들이 해수욕장에 모여들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해수욕장 이용객은 3793만명으로 2700만명대를 기록했던 코로나19 시기(2020~2021년)보다 늘어났다. 올해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돼, 해수욕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휴가철 해수욕장 인근 병·의원이나 응급처치센터에 방문하는 이들 다수가 열상 사고 환자다. 열상이란 피부가 찢어져서 생긴 상처를 의미한다.

여름철에는 옷이 얇아 외상을 입기 쉽다. 특히 해수욕장에선 날카로운 돌이나 조개껍데기, 유리 조각에 발을 찔리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물속에서 다치면 감염이 쉬워,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 상처가 곪으면, 관리하기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해수욕장에서는 가급적 아쿠아 슈즈 등 발을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이미 외상을 입었다면 흐르는 깨끗한 물에 상처를 여러 번 씻고 지혈 후 인근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깊지 않은 상처로 판단되더라도 소독약을 이용해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올여름 휴가지가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이라면, 해파리 사고에 대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동해안 해파리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강원도 글로벌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개장한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현재까지 196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19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발생한 쏘임 사고만 185건이다.

동해안에서 출몰해 피서객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해파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다. 이 해파리에 쏘이면 피부가 부풀어 올라 화상을 입은 듯한 통증을 유발한다. 해파리를 발견했을 때는 물놀이를 멈추고 즉시 피해야 한다. 바다에 거품이 심하게 일어난 부분이나 뭔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면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이미 해파리에 쏘였다면 생리식염수 혹은 바닷물로 충분히 세척하고 피부에 붙은 촉수를 제거해야 한다. 세척 시 수돗물이나 생수는 금물이다. 농도가 낮은 민물이 상처에 닿게 되면,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해파리 독 성분이 체내로 빠르게 퍼질 수 있어서다. 해변에 떠밀려 있는 죽은 해파리에도 독성은 남아 있으므로, 어린 자녀가 만지지 않게끔 지도해야 한다.

최재연 가천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한 때 해파리 쏘인 부분에 식초나 알코올을 사용하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또한 해파리의 독성 포자를 터트릴 수 있어 권하지 않는다"며 "식염수로 세척하고 가급적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광화상도 꾸준히 발생한다. 햇빛이 가장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1~2시간만 햇빛에 노출돼도 화상을 입기 십상이다. 최 교수는 "이 시간에는 일광욕을 피하는 것이 좋고 자외선 차단 크림을 충분히 발라야 한다"며 "피부 화상을 입었다면 찬물이나 얼음팩으로 충분히 식히고, 통증이 심하면 진통소염제 복용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