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MBC, 노조 때문에 정치성 강해져"

입력 2024-07-24 18:19
수정 2024-07-25 02:06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과 공방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 후보자가 문화방송(MBC) 재직 시절 노조를 탄압했다고 주장했고, 이 후보자는 “언론 노조가 주도적 세력이 되면서 MBC의 정치성이 굉장히 강화됐다”고 맞받았다.

이날 청문회 개최를 앞둔 과방위 회의실 입구에선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과 야권 인사들은 이 후보자를 향해 “방통위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MBC 민영화를 모의한 사람”이라며 “이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언론 노조가 후보자와 증인들의 출입을 제한하면서까지 집회 시위를 벌였다”며 “국회 청문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이자 권능 침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이 후보자 간 기 싸움도 벌어졌다. 최 위원장은 증인 선서를 마친 이 후보자가 증서를 제출하고 곧바로 돌아서자 “제가 인사하려는데 돌아서 가시니 뻘쭘하지 않냐”라고 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최 위원장에게 다가가 고개 숙여 인사했고,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의 귀에 대고 “저와 싸우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질의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MBC 재직 시절 민영화 추진을 주도하는 한편 홍보국장 등을 지내며 노조를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MBC가 언제부터인가 노조가 주요 결정을 좌지우지하게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특히 제작자율성·임명동의제 두 개가 핵심인데, 사실상 임명과 콘텐츠 제작 부문을 노조가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 상정을 예고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