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 홍수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은 지구가 역대 가장 더웠던 날로 기록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기후 감시 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1일 전 세계 지표면 평균 기온이 섭씨 17.0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C3S가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온도다. 직전 최고 기록은 작년 7월 6일(17.08℃)로 당시 미국, 유럽, 러시아 전역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은 “지구의 열파는 최고점에 도달하면 서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주(7월 22~26일) 초가 지난 21일의 기록을 능가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7월 6일의 종전 최고 기록 역시 같은 달 3일부터 나흘 연속 기록을 경신하는 흐름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C3S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에 기온 상승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 작년 7월 6일 이전의 최고 기온은 2016년 8월 13일의 섭씨 16.8℃였다. 최근 1년간 2016년의 기록을 넘어선 날은 57일에 달한다. 부온템포 국장은 “정말 충격적인 것은 지난 13개월 동안의 기온과 이전 기온이 보이는 차이”라며 “우리는 실로 경험하지 못한 영역에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기온이 10만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는 10만~11만년 전에 시작해 약 1만년 전에 끝났는데, 나무의 나이테나 호수의 퇴적물 등으로 고대 기후를 분석하는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빙하기 동안에는 이같이 높은 기온을 보이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지구 기온이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기후분석단체 버클리어스는 올해 새로운 연간 고온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92%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또 다른 기후변화 연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 역시 “올해 기록적인 기온은 놀랍지 않은 결과”라며 “우리가 계속 대기 중에 탄소 오염물질을 더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기온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