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살충제 사건' 할머니들 집에서 '증거' 나왔다

입력 2024-07-24 12:56
수정 2024-07-24 13:10

경북 봉화군 복날 살충제 사건이 열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경찰이 음독한 할머니들의 집에서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했다.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은 24일 이같이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감식 결과는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감식 결과를 받은 것도 있지만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여성경로당 주변 다량의 폐쇄회로(CC)TV 분석과 경로당 회원 등에 대한 DNA 검사를 실시했다. 음독한 할머니 5명의 집에서는 사건 당일 입은 옷과 쓰레기 등을 수거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인 지난 15일과 16일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 4명의 위세척액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등 유기인제가 검출됐다. 지난 18일 입원한 할머니 A(85)씨에게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으나 성분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응급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진 할머니 B(78)씨, C(65)씨와 대면조사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진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할머니 D(75)씨는 응급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찾았으며 건강 상태도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와 E(69)씨는 중태다.

A씨 등 5명은 초복 날인 지난 15일 여성경로당 회원들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경로당으로 갔다. 이곳에서 A씨를 제외한 4명은 종이컵 등에 커피를 담아 마신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C·D·E씨 등 3명은 사건 당일 쓰러져 안동 병원으로 입원했다. 사건 다음날에는 B씨가, 사건 나흘째에는 A씨까지 음독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