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에서는 특정 요건을 만족하면 주택분 양도소득세에 대해 비과세 규정을 적용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비과세 규정을 활용하기 위해 의도적인 매수, 매도가 이뤄지고 있다. 소위 ‘세팅’이라는 용어로 불린다. 이는 투자수익을 최대화하는 방법론으로 오프라인에서 투자자 사이에 그 내용이 전해지고 있다. 최근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예규가 발표됐다.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서 세법상 양도소득세 비과세 규정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살펴보겠다.
세법에서 기본적으로 1가구가 보유한 1주택을 실수요 목적으로 보고 매도금액이 12억원 이하이면 보유기간 (또는 거주기간) 요건을 만족한다면 비과세를 적용한다. 12억원을 초과하는 매도도 비례적으로 계산해 12억원 초과 부분만 과세한다. 또 일시적 2주택이거나 혼인 합가, 동거 봉양 합가, 상속주택으로 인한 2주택은 일정 요건을 만족하면 1가구가 2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특정 조건에서 이를 1가구 1주택으로 간주해 비과세 규정을 적용할 수 있었다. 이때 판단 기준은 양도 시점이었다.
최근 발표된 예규에 의하면 2주택자와 2주택자가 혼인해 1가구가 일시적으로 4주택이 된 경우 본인 소유 1주택과 배우자 소유 1주택을 혼인 후 매도해 최종적으로 본인 1주택 배우자 1주택이 된 상황에서 어느 주택을 매도하든 혼인 비과세 특례를 적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는 양도소득세를 적용하는 시점을 판단할 때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혼인 비과세는 혼인일부터 5년 이내에 매도하는 주택에 대해 각자 1가구로 판단해 그 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혼인으로 인한 일종의 페널티(1가구 2주택)를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 이때 적용 판단 시점은 최종 양도일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예규에서 혼인일 시점에 비과세 요건을 만족하고 있지 않기에 비과세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이는 상생임대주택에 대한 여러 해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상생임대주택 비과세 특례는 거주 요건이 있는 주택을 일정한 임대차를 4년(최소 3년6개월) 이상 지속한 후 매도하면 거주 요건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비과세 특례를 적용하기 위해선 종전 임대차계약의 조건 및 상생임대차계약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때 종전 임대차계약의 요건을 만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 기간을 조정하는 등 인위적으로 적용하려는 경우에 모두 특례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매매 특약에 의한 멸실 조건 거래는 특정 시점 이후에는 양도 시점 기준으로 적용한다는 변경된 해석에 의한 예규가 발표됐다. 다만 사실관계 등에 의해 사실상 주택으로 양도된 것으로 인정해 조세심판원에서 주택의 양도로 인정받고 비과세 적용을 받은 사례가 있다.
이처럼 비과세 규정은 과세관청 입장에서는 징수할 수 있는 세금 상당액을 예외적으로 과세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거래의 내용이나 사실관계에 따라서 그 적용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사실관계가 조금 복잡하다면 반드시 최종 신고 전에 세무 대리인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김성일 리겔세무회계법인 대표 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