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도 하향 기조 뚜렷…석유화학·건설·2차전지·유통 하반기 '흔들'

입력 2024-07-23 15:58
이 기사는 07월 23일 15: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 및 전망이 하락한 기업이 상승한 기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부문에서는 석유화학·건설·2차전지·유통·게임이, 금융 부문에서는 증권·캐피탈·저축은행·부동산신탁이 신용도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3일 열린 ‘2024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 및 전망을 높인 기업은 16곳에 그쳤으나 낮춘 기업은 39곳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 및 전망 상승 기업 수를 하락 기업 수로 나눈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0.41배를 기록했다.

신용등급 및 전망 상하향 배율은 2021년 1.38배를 기록한 이후 2022년 1.17배로 떨어졌다. 지난해(0.69배)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1을 밑돌았다.

기업 부문과 금융 부문 모두 하방 압력이 심화했다. 기업 부문의 신용등급 및 전망 상하향 배율은 지난해 0.78배에서 올해 상반기 0.44배로 떨어졌다. 신용도가 하향 조정된 업종으로는 석유화학, 건설, 유통업 등이 꼽혔다. 실적 개선세가 돋보이는 자동차, 민자발전, 중공업, 호텔, 상영관 업종의 신용도는 개선됐다.

그룹별 신용도에 차별화가 나타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롯데, SK, 신세계 그룹 계열사의 신용도는 하향 조정된 반면 현대차, HD현대 그룹의 신용도는 상향됐다.

금융 부문의 신용등급 및 전망 상하향 배율은 지난해 0.5배에서 0.3배로 감소했다.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부실에 따른 실적 부진이 현실화하면서 신용도 하향 기조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하반기 신용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업 부문에서 석유화학, 건설, 2차전지, 유통, 게임 업종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 부문에서는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부동산신탁의 신용 전망이 ‘부정적’으로 책정됐다. 하반기 신용등급 및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