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에서 먹겠다면서 대량의 고기를 주문한 후 약속된 시간이 되면 연락을 피해 손해를 끼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23일 네티즌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약 270만원어치 고기를 노쇼 당했다"고 피해 내용을 공유했다.
A씨는 "지난 19일 A씨 어머니 매장으로 자신을 군 상사라고 밝힌 B씨의 전화가 왔다"며 "고기 구매를 위해 소개받고 연락했다며, 군부대에서 먹을 고기를 대용량으로 구매하려고 한다더라"라고 전했다.
A씨 어머니는 매장 전화가 잡음 때문에 소리가 잘 들리지 않자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고, 다음날 B씨와 전화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주고받으면서 삼겹살 40㎏, 목살 10㎏, 한우 등심 10㎏을 주문했다. 주문한 고기는 22일 오후 5시에 가져가기로 했고, A씨의 가족은 시간에 맞춰 고기 작업을 끝냈다. 특히 단가가 비싼 한우 등심은 작업 전 B씨에게 재차 전화해 품목과 수량을 확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B씨는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이후 B씨는 A씨 측에 전화해 "상관이 아직 오지 않아서 그러니 들어오면 바로 출발하겠다. 연락드리겠다"고 했지만, 오지 않았고 더 이상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일반 전화로 걸어도 A씨 측인 걸 알면 바로 끊어버리고, 카카오톡 계정도 차단당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었다.
A씨는 "엄마가 평생 단골 장사만 해 계약금을 먼저 받아둘 생각을 못 했던 것 같다"며 "이미 작업해놓은 고기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B씨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A씨와 비슷한 내용으로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A씨는 추가 글을 통해 해당 내용을 전하며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었나 보다"며 "같은 놈 같다"고 추측했다. A씨가 공개한 피해 사례 중엔 "동생이 정육점을 하는데 삼겹살 200만원어치를 주문한 뒤 찾으러 오지 않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달 11일에도 자신을 국방부 소속 대령이라고 소개한 남성이 충북 청주의 한 음식점에서 도시락 480개를 주문했다가 잠적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군부대 간부를 사칭한 남성이 50명분의 닭백숙을 주문한 뒤 이를 미끼로 돈을 뜯어낸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사례도 알려졌다. KBS는 군인 사칭 사기 행각은 올해에만 전국적으로 60차례 가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고의적인 노쇼는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손님 측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노쇼를 한 경우에도 형사처벌은 불가하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