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를 잇달아 교체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ETF 시장이 순자산 160조원에 달할 만큼 빠르게 성장한 가운데 리브랜딩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더 직관적으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자산운용은 23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PLUS ETF 브랜드 출범식'을 열고 ETF 브랜드 이름을 'ARIRANG’에서 ‘PLUS’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한화자산운용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총 62개 ETF의 브랜드명이 ‘PLUS’로 바뀐다.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PLUS는 한화그룹의 '지속 가능한 내일'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ETF 시장 발전을 견인하면서 가치를 더해 나가겠다는 전략적 의지를 담은 브랜드"라고 말했다.
브랜드 변경 후 다음달 새롭게 출시하는 ETF 3종도 공개했다. 'PLUS 고배당프리미엄위클리콜옵션'은 고배당주에 투자하면서 코스피200 위클리 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ETF다. 목표 분배율은 연 14~15%에 달한다. 연금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엔화 ETF인 'PLUS 일본엔화초단기국채'도 출시된다. 만기 3개월 이내 일본 국채에 투자해 사실상 엔화와 연동되는 상품으로 일본 기준금리 상승 시 채권 이자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PLUS 글로벌AI인프라'는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을 함께 투자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자산운용사의 ETF 리브랜딩은 올 들어서만 세번째다. 앞서 하나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ETF 브랜드를 각각 '1Q'. 'RISE'로 변경했다. KB운용은 리브랜딩 후 첫 상품으로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를 이날 상장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에서 착안한 ‘HEROS’(히어로즈)로의 ETF 브랜드 변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화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2.25%다. 신한자산운용(2.89%), 키움투자자산운용(2.22%) 등과 5∼7위 경쟁을 하고 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은 "ETF 시장이 가파르게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도 성장했다고 답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구체적인 순위나 시장점유율 목표보다 고객 맞춤 상품 공급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