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입지와 주변 상권을 고려하면 아파트 중에서도 이곳을 따라올 수 있는 단지가 별로 없어요.” (경기 성남시 삼평동 인근 A공인 관계자)
지난 3월 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일부 구간이 운행을 시작하며 신분당선 판교역 일대 주상복합 단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판교역과 성남역 거리가 약 700m에 불과해 GTX 개통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대 주상복합 단지는 직주근접과 역세권 입지를 갖춰 이미 분당에서도 ‘대장단지’로 꼽힌다. 특히 해당 단지에 있는 상가는 단순 ‘단지 내 상가’를 넘어 판교 중심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 업무·주거·여가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직주락’ 단지인 셈이다. 성남역과 판교역 호재를 한 번에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푸르지오월드마크’는 2013년 입주한 주상복합 단지다. 준공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선호도가 높은 단지 중 하나다.
우선 신분당·경강선 판교역 1,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판교푸르지오그랑블’과 함께 판교역에서 가장 가까운 단지다. 수인분당선을 이용하면 서울 강남까지 20분대 도착이 가능하다.
성남역까지는 걷거나 마을 버스를 이용하면 1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역에서 멀지 않은 편이라 GTX-A노선의 개통 효과를 볼 수 있는 단지로도 꼽힌다. 부동산 거래 플랫폼 다윈중개에 따르면 판교푸르지오월드마크는 GTX-A 성남역 개통 전 '단지 가치 평가'에서 315.56점을 받았다. 개통 후에는 326.55점으로 10점가량 올랐다.
다윈중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GTX-A노선 12개 역(개통 예정 포함) 인근 단지를 업무지역 접근성(100점), 대중교통(50점), 학교(20점) 대형마트(20점) 등 25개 항목, 총 490점(만점)으로 평가했다. 역에서 2㎞ 내 있는 모든 단지가 대상이다.
판교역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주상복합 단지도 성남역 개통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봇들마을 7단지와 붙어 있는 삼평동 ‘판교호반써밋플레이스’(312.98→321.31)는 10점 가까이 점수가 상승했다. 백현동 ‘알파리움 2단지’는 성남역 개통 전후 점수가 321.61점으로 동일했다. 판교역 4번 출구와 가까워 두 주상복합 단지에 비해 성남역과 거리가 있어서다. 다만 성남역 인근 단지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주상복합 세 곳 모두 인프라가 풍부한 데다 판교역과 성남역 호재를 다 누릴 수 있어 앞으로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GTX-A노선 운정~서울 구간은 올 연말 개통이 예정돼 있다. 2028년 삼성역을 포함한 전 구간 개통이 목표다. 판교역은 시흥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이 추진되고 있다. 공사가 완료되면 인천 송도에서 판교까지 30분대로 오갈 수 있을 예정이다. 집 앞에서 누리는 판교 중심 상권판교푸르지오월드마크와 판교호반써밋플레이스, 알파리움 2단지 세 주상복합의 강점은 바로 상권이다. 주상복합 단지에 상가가 있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해당 상가는 판교 중심 상권을 이루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입주민뿐 아니라 판교테크노밸리 1·2지구 등에 입주한 IT기업 직장인들이 단지 상가를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판교푸르지오월드마크는 지하에 롯데마트가 있다. 이마트와 더불어 판교 대형마트 중 한 곳이다. 판교호반써밋플레이스와 알파리움 2단지는 각각 자체 쇼핑·식당 브랜드인 ‘아브뉴프랑 판교점’과 ‘라스트리트’가 들어서 있다. 세 단지 모두 카페, 약국, 식당 등 대부분의 업종이 운영 중이라 ‘원스톱 생활권’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세 단지 모두 손바뀜이 잦은 편은 아니다. 인근 아파트와 비교해 평형이 크고, 가구 수는 적은데 실거주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인근 아파트에 비해 학군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주변 봇들마을, 백현마을 단지는 대부분이 학교를 품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142가구인 판교푸르지오월드마크(전용면적 127·134㎡)의 가장 최근 매매는 2021년이다. 전용 134㎡가 24억원에 거래됐다. 대신 올해 전세 거래는 있었다. 총 4건 이뤄졌는데 지난달 전용 134㎡가 15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판교호반써밋플레이스(178가구)는 올해 1건 매매가 있었다. 지난 3월 전용 131㎡가 2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514가구로 이뤄진 알파리움 2단지는 두 단지에 비해 비교적 거래가 활발하다. 올해 11건 매매가 이뤄졌다. 전용 129㎡는 23억~24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 4월엔 전용 142㎡가 29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에서 이뤄진 거래 중 여섯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알파리움 2단지는 상권 인프라에 더해 ‘숲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어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후문이 화랑공원과 바로 이어진다. 면적이 약 11만8920㎡인 근린공원으로 잔디광장, 생태학습관 등이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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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