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이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 대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임 배경에는 유엔난민기구와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정치적인 공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22일 한겨레21에 따르면 정우성은 지난 3일 UNHCR 친선 대사직을 내려놨다. 그는 인터뷰에서 "친선대사로서 제 활동이 정치적 색깔 없이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 인식됐으면 했지만, '정우성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같은 다른 의미들이 얹혀 제게도 안 좋고 기구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끊임없이 기구와 제게 정치적인 공격이 가해지기도 했다"고 했다.
정우성은 난민 문제에 대한 한국 정치권의 태도에 대해 "정치인이 정쟁으로 끌고 간 것 같다. 난민 문제는 인도주의적이고 보편적인 인권의 관점에서 이야기돼야 하는데, 사안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말을 맞추면서 기구의 역할이 공격받기도 했다"며 "지역사회에 있는 소외 계층 사람들에게 난민이 반가운 손님이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극우 정치 진영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문제의 원인을 난민과 이민자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이득이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2019년 당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우성에게 난민이나 이주노동자는 현실의 문제가 아니라 추상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선 "난민 문제는 우리 현실에서 먼 거리의 이야기인데 눈앞의 현실에 닥친 문제를 우선 풀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취지에서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 맞는 말"이라면서도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난민 문제의 어려움을 논의할 때 국격이 커진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 제 얘기도 맞다. 다만 이 둘 중 어느 게 우선시돼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정우성은 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UNHCR)의 한국 친선대사로 활동해 왔다. 그는 그동안 국내외 난민을 위해 꾸준한 기부활동을 해왔으며 남수단, 이라크, 네팔, 방글라데시, 레바논, 지부티,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지의 난민과 국내 실향민을 만나 이들의 어려움을 한국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정우성은 2018년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난민과 함께해달라"면서 난민 수용 옹호론을 폈다가 비판 여론에 직면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