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첨단 예술’이다. 르네상스부터 바로크, 모더니즘 등 서양 예술사는 화가, 음악가와 함께 건축가들이 쌓아 올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젊은 건축가상’은 건축을 문화·예술의 한 축으로 보고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신진 건축가를 발굴해 문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상이다. 2009년 유현준 서울대 교수 등 촉망받는 건축가들이 연이어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면서 신진 건축가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새건축사협의회, 한국건축가협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와 함께 ‘2024년 젊은 건축가상’ 공모를 진행한 문체부는 22일 현승헌 선랩건축사사무소 대표, 김한중 그라운드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대표, 조경빈 필동2가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소장 등 세 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40개 팀이 공모에 지원한 가운데 건축가의 잠재 역량과 사회적 역할, 문제의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세 명을 선정했다”고 했다.
현승헌 대표는 2010년대부터 낡고 비좁은 고시원을 리모델링한 셰어하우스를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사회주택 실험으로 주목받아 왔다. 서울 신림동에 있는 ‘쉐어어스 신림’이 대표작이다. 고시원을 꿈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든 것. 심사단은 “외면받는 사회적 현실을 건축으로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김한중 대표도 2022년 서울시건축상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촉망받는 건축가로 꼽힌다. 학생 눈높이에 맞춰 증축한 서울 상계동 청원초 체육관이 대표작이다. 조경빈 소장은 단정하고 절제된 건축언어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수상자들은 오는 11월 ‘2024 대한민국 건축문화제’에서 문체부 장관상을 받는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