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시험과 같은 수능 문항, 이의신청 허용

입력 2024-07-21 17:48
수정 2024-07-22 00:31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리규정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체 규정에서 교육부 훈령으로 격상된다. 이에 따라 출제·검토위원 자격 기준과 위촉 방식이 엄격해지고, 수능 문제와 사교육 연관성이 이의 신청 대상에 포함된다. 수능 출제 과정에서 사교육업계와의 유착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수능 관리규정을 제정해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 수능은 평가원 자체 규정에 근거해 관리됐으며, 교육부에는 시험 부정행위자 처리 규정만 있었다. 최근 수능 출제 경험이 있는 현직 교사들이 사설학원에 모의고사 문항을 판매하고, 유명 강사의 모의고사와 동일한 지문이 수능에 출제되는 등 ‘사교육 카르텔’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수능 관리·감독 강화에 나선 것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최근 3년 내 영리 목적의 입시학원이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강의한 사람은 수능 출제·검토위원에서 제외된다. 직전 3년간 연속으로 수능에 참여했거나 직전 3회 연속 수능과 모의평가에 참여한 자, 해당연도 수능 응시 자녀가 있는 자도 배제된다.

출제·검토위원 선정 방식도 바뀐다. 결격 사유가 없는 인력풀에서 무작위로 뽑은 후보자를 심의해 최종 선정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수능 이의 신청 제도는 개선된다. 기존 시험 문제와 정답 오류 외에 사교육 연관성도 이의 신청 대상에 포함된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영역에서 대형 학원 유명 강사가 만든 모의고사 문항과 같은 지문이 출제돼 이의 신청이 다수 있었지만 평가원은 “문항 오류가 아니다”며 심의하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제도를 개선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 출제진과 사교육업계 간 카르텔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